신세계그룹이 그룹차원에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몇몇 사업에서 투자효과가 미미하다.

투자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신세계그룹에서 현금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는 이마트의 실적은 몇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마트 돈은 줄고 쓸 곳은 많아, 신용평가사 불안한 시선 보내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모두 5조5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 이 가운데 4조 원가량이 이마트와 이마트의 자회사인 신세계푸드, 이마트24, 신세계프라퍼티 등에 쓰일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푸드는 정상화에 접어들어 자체 보유자금으로 투자가 어느 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214억 원으로 2015년보다 150% 가까이 늘었다. 이미 음성 제2공장이 정상가동되고 있으며 외식사업부문도 효율화 과정을 거치면서 영업현금흐름이 안정되고 있다.

반면 이마트24와 신세계프라퍼티는 아직 사업 초기단계로 적자를 내고 있어 당분간 이마트에 기댈 수밖에 없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신세계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복합쇼핑몰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다. 지난해 신세계와 이마트가 신세계프라퍼티에 출자한 금액만 모두 1200억 원이다.

이마트24도 편의점사업 확대에 올해부터 3년 동안 최소 3천억 원을 투자한다.

이마트24와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큰 폭의 손실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에 각각 영업손실 253억 원과 236억 원을 봤는데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331억 원과 278억 원으로 늘어났다.

신규사업에서 아직 투자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신세계그룹에서 자금줄 역할을 했던 대형마트사업은 흔들리고 있다.

이마트는 2014년 별도기준으로 영업이익 6568억 원을 냈는데 지난해 영업이익은 6332억 원으로 줄었다. 트레이더스몰과 온라인몰을 제외한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2014년 영업이익 6868억 원에서 지난해 6312억 원으로 감소했다.

앞으로 전망도 밝지 않다. 내수시장이 침체된 데다 1인가구 증가와 온라인쇼핑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올해 1993년 1호점을 낸 지 24년 만에 단 1개의 점포도 내지 않는다. 이마트는 2000년대 초반 한때 1년에 16개의 점포를 내기도 했으나 2015년 5개, 2016년 1개로 점차 출점 속도가 줄었다. 기존점의 성장세는 이미 마이너스로 접어들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마트가 자체적인 변화 노력과 높은 경쟁력을 기반으로 중기 수익성은 우수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인구감소와 저성장 등 구조적 요인과 IT기술 확산에 따른 온라인쇼핑의 확대 등이 지속되면서 장기적인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말했다.

배인해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중기적으로 신세계그룹의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의미있는 수준으로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사업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데다 편의점과 쇼핑센터 위주로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나 그 성과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고 파악했다.

배 연구원은 “앞으로 2~3년 동안 신세계그룹의 투자는 1인가구 증가 등에 대응하기 위해 소형점포와 쇼핑센터 위주로 이뤄질 것”이라며 “그러나 편의점, 기업형슈퍼마켓 등 소형 유통점포시장에서의 낮은 지위, 대규모 쇼핑센터의 규제 가능성, 주력사업인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업황 악화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투자규모는 큰 편”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