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에서 존재감이 미약했던 태양광발전사업이 문재인 정부에서 빛을 볼 수도 있다.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와 현대힘스,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 등 계열사들이 문재인 정부의 신재생에너지정책에 힘을 받을 곳으로 꼽힌다.
▲ 김성락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대표이사. |
현대중공업그룹의 태양광발전사업은 햇수로 14년차를 맞고 있지만 업황악화로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앞으로 이런 분위기가 반전될 수도 있다.
정부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에 정책적 지원을 크게 늘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2018년 예산안에서 신재생에너지 등 ‘안전하고 깨끗한 예산’분야에 쓰는 예산을 17.3% 늘렸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전문가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탈석탄기조를 강화하고 신재생에너지발전 확대의지를 강력하게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와 현대힘스에서 태양광셀과 모듈을, 현대일렉트릭&에너지에서 에너지관리시스템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 사업들은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신사업이라서 그동안 존재감이 미미했다.
하지만 앞으로 국내 신재생에너지업황이 좋아지면 계열사간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보일 수도 있다.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매출비중이 20% 정도였지만 올해 상반기 40%로 확대됐다”며 “국내 태양광업황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돼 앞으로 국내 매출비중이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는 지난해 12월 현대중공업의 태양광셀사업부문이 독립해서 설립된 회사다. 현대중공업의 100% 자회사인데 태양광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홀로서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는 한해에 태양광셀을 600MW(메가와트)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 태양광셀 등을 생산해 매출 1141억 원, 영업손실 95억 원을 냈다.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는 태양광셀 생산능력 등을 확대하는 데 올해 43억 원을 쓰고 향후 274억 원을 더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놨다. 아직까지 태양광발전시장의 출혈경쟁이 지속되면서 손실을 보고 있지만 태양광발전시장의 성장전망이 밝다고 판단해 투자규모를 키우는 것으로 보인다.
▲ 주영걸 현대일렉트릭&에너지 대표이사. |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와 현대힘스가 태양광셀·모듈을 만들고 태양광 전력변환장치시스템 등을 묶어서 공급하는 체계를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그룹에 속한 현대일렉트릭&에너지는 현재 에너지관리시스템(EMS)사업을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에너지관리시스템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적극적제어와 관리기능을 더한 것을 말하는데 전력효율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에너지관리시스템은 발전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태양광발전을 보완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발전소의 설계와 구매, 시공, 시운전까지 일괄도급방식으로 건설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면 이 안에 들어가는 태양광셀과 모듈을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와 현대힘스가 공급하고 운영 및 관리는 현대일렉트릭&에너지의 에너지관리시스템으로 진행되는 식으로 태양광발전사업의 구조를 짤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