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시대 주목받는 공유경제, 대기업도 속속 뛰어들어  
▲ SK플래닛이 운영하는 프로젝트앤.

저성장시대에 공유경제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 아직까지 공유경제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미미하다. 시장규모는 800억 원가량으로 GDP(국내총생산) 대비 0.05% 수준에 그친다.

그러나 IT강국인 우리나라에서 공유경제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다. 공유경제 업종은 숙박부터, 자동차, 의류까지 폭넓게 확대되고 있다.

◆ 공유경제, 어디까지 진화할까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국내에서 공유경제기업들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카셰어링(차량공유)업체 쏘카는 올해 상반기 누적 예약 1천만 건을 달성했다. 현재 쏘카 가입자는 280만 명에 이른다. 전국에 쏘카존 3천여 곳과 차량 7천 대 등을 확보하며 인프라도 구축했다.

그동안 작은 업체 위주였던 의류렌탈에 대기업도 뛰어들었다.

SK플래닛이 지난해 9월 선보인 의류렌털서비스 ‘프로젝트앤’은 출시 8개월 만에 가입자가 15만 명을 돌파했다. 현재까지 이용권 판매 누적건수는 1만4천 건에 이른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7월 의류렌털 전문매장인 ‘샬롱 드 샬롯’ 1호점을 본점에 열었고 5월 2호점도 개장했다.

이밖에도 카쉐어링업체 그린카, 주차장공유업체 모두의주차장, 숙박공유업체 코자자와 비앤비히어로, 사무실공유플랫폼 위워크, 웨딩카대여업체 에어래빗, 아기옷공유업체 키플 등이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공유경제산업의 중심에 있는 에어비앤비도 국내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1724만 명 가운데 51만 명이 에어비앤비를 이용했다. 2015년의 22만 명보다 130% 증가한 수준이다. 내국인을 포함하면 101만 명이 지난해 에어비앤비를 이용했다. 2015년의 39만 명보다 160%나 늘었다.

지난해 국내 에어비앤비 호스트는 모두 9800명으로 2015년의 5300명보다 85% 증가했다. 지난해 에어비앤비로 발생한 전체 경제활동 규모도 5315억 원으로 추산됐다.

에어비앤비는 숙소를 지닌 사람들과 숙박을 원하는 여행객들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에어비앤비의 장점으로 호텔보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형태의 숙소에서 묵을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에어비앤비는 2014년 초 한국지사를 설립하며 국내에도 진출했다.

◆ 공유경제, 왜 확대될까

한 사람이 어떤 물건을 구매했을 때 그 물건을 24시간 내내 사용하지는 않는다. 하루평균 사용시간은 길면 몇 시간, 짧으면 몇 분에 그친다.

사용하지 않을 때 물건을 누군가에게 빌려주고 이용료를 받는다면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공유경제가 시작했다.
 
  저성장 시대 주목받는 공유경제, 대기업도 속속 뛰어들어  
▲ 이준규 에어비앤비코리아 대표.
공유경제는 집, 자동차, 옷 등 유형제품뿐만 아니라 노동력, 경험 등 무형서비스도 대상으로 한다.

공유경제가 주목받는 이유는 저성장시대에 접어들면서 소유보다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IT기술과 SNS의 발달로 공유경제의 확산속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불필요한 지출은 줄이고 개인의 만족을 높이는 스마트한 소비가 나타나고 있다”며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만 빌려 쓰는 ‘공유형 렌털’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빌려 주고 빌려 쓴다는 것’에 대한 인식의 변화도 공유경제의 확산에 한몫하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에어비앤비의 성공은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하고 사적인 자산인 집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데 대한 거부감을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인터넷을 통해 낯선 사람들이 서로 신뢰하게 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면서 공유경제 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였던 신뢰성의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