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중국의 사드보복 장기화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중수교 25주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으나 한중 외교관계는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아모레퍼시픽의 속앓이도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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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
아모레퍼시픽은 사드보복에 따른 중국관광객 감소로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2분기보다 각각 16.5%, 57.8% 줄었다.
전체매출에서 면세점 비중이 20%가 넘는 등 외국인관광객에 의존하고 있는데 외국인관광객의 대부분은 중국관광객이다.
경쟁사인 LG생활건강이 2분기에 매출 1조5301억 원을 내며 아모레퍼시픽을 앞지르고 영업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한 것과 비교된다.
아모레퍼시픽이 화장품에서 매출의 90%를 거두는 것과 달리 LG생활건강은 사업부문이 화장품과 생활용품, 음료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나눠져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북한이 최근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면서 정부가 사드배치 의지를 강화하고 있어 중국이 사드보복을 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문재인 대통령의 사드보복 시정요구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사드 리스크 완화기조가 축소돼 화장품 산업이 전반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24일은 한중수교 기념일로 한중관계가 좋았던 2014년과 2015년만 하더라도 수교 기념일을 전후로 양국 정상의 상대국 방문이 이뤄졌다. 그러나 사드문제로 한중관계가 악화돼 올해는 정상간 축하 메시지만 전달하는 것으로 행사가 대체됐다.
악화된 한중관계는 중국관광객의 감소로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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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정부가 사드보복 조치로 중국인들의 한국 단체관광을 전면 금지시킨 2017년 3월15일 오후 서울시내 한 면세점이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7월 출입국 관광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중국인 입국자수는 28만1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3% 줄었다.
사드보복 장기화로 중국관광객 수가 회복될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경제포털사이트인 중국경제망이 각 여행사를 대상으로 국경절 연휴 기간(10월 1~8일) 해외여행 예약실태를 조사한 결과 중국인들의 선호 관광지에 한국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거리 선호 여행지로는 태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이 꼽혔다.
다만 중국 내 한국산 화장품 수요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외국계 투자기관인 크레딧스위스(CS)는 23일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T몰에서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의 수요는 여전히 견고한데 특히 아모레퍼시픽 계열사인 이니스프리가 눈에 띈다”며 “최근의 거시경제 환경과 지정학적 이슈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화장품 기업들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크레딧스위스는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인지도가 견고한데다가 기저효과가 예상되며 기업가치도 이미 위험을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