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추기업들이 업황의 회복을 내다보고 인수합병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그동안 시추기업들로부터 수주했던 시추설비를 제때 인도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한 시선을 받아왔는데 이런 시선에서 벗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
|
|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왼쪽),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17일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와 업스트림 등에 따르면 글로벌 시추기업 트랜스오션이 노르웨이의 시추기업 송가오프쇼어의 지분 34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트레이드윈즈는 “트랜스오션이 송가오프쇼어를 인수하고 난 뒤 두 회사를 합병하고 나면 50개가 넘는 시추자산을 보유한 거대기업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프레데릭 몬 송가오프쇼어 회장은 트레이드윈즈와 인터뷰에서 “트랜스오션과 송가오프쇼어의 결합은 전략적”이라며 “합병된 회사는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시추업계에서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랜스오션과 송가오프쇼어 등은 시추업황이 여전히 어렵다고 파악하고 있지만 곧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선제적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글로벌 시추기업들도 업황회복에 대비해 인수합병에 경쟁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스트림은 증권사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트랜스오션과 송가오프쇼어의 거래는 현재 시추업황을 바닥으로 진단하고 있는 회사들의 판단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시추업황 회복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거래에 나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스트림은 다른 시추기업인 오션리그와 퍼시픽드릴링, 오드펙드릴링 등도 대형 시추기업의 인수후보 목록에 올라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파악했다.
시추기업들은 2014년 말부터 유가가 폭락하면서 원유시추와 관련한 손익분기를 맞추지 못해 그동안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재무상황이 악화하자 국내 조선사들에 발주했던 드릴십(이동식 시추선)을 최대한 뒤늦게 받겠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나둘씩 시추업황의 회복을 예상하고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키우기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앞으로 국내기업이 져야 할 리스크도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6월 말 기준으로 수주잔고로 드릴십 8척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7월 말 기준으로 모두 8척, 46억 달러의 드릴십을 수주잔량으로 보유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트랜스오션으로부터 2012년에 수주했던 드릴십 1척을 7월에 인도했다 10월에도 한 척 더 건조해 발주처에 추가로 인도한다.
삼성중공업은 영국 시추기업인 엔스코로부터 수주한 드릴십을 애초 내년에 인도하기로 했으나 발주처가 드릴십을 빌려줄 용선처를 찾으면서 인도시점을 1년 반가량 앞당기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