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3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8월에만 두 번의 화재사고를 겪으면서 공장가동 지연으로 하반기 실적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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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
13일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가 12일째 여수에 있는 BTX(벤젠, 톨루엔, 자일렌)2공장을 정상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이 공장은 파라자일렌을 한 해에 40만 톤, 벤젠은 20만 톤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고 있는데 화재사고로 열흘 넘게 휴업이나 마찬가지다. 이밖에 GS칼텍스는 BTX 원료를 하루에 4만5천 톤 생산할 수 있는 설비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노우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GS칼텍스가 BTX공장을 단시간에 정상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GS칼텍스가 올해 하반기에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내다봤다.
GS칼텍스는 BTX공장뿐 아니라 제3중질유분해시설(VRHCR)도 화재사고로 정상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제3중질유분해시설은 10일 냉각기 부근 배관에서 불이 나 소방차 18대 등 장비 28대와 경찰, 소방관 등 인력 260여 명이 달려들어 진화했다.
제3중질유분해시설은 GS칼텍스가 2조2천억 원을 투자해 설치한 설비인데 원유를 정제한 뒤 나오는 찌꺼기유로 등유나 경유 등을 만든다. GS칼텍스의 전체 고도화처리능력 가운데 25%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큰 핵심생산시설이다.
GS칼텍스가 정부로부터 엄격한 안전점검 등을 받으면서 공장 정상가동 시기를 뒤로 미룰 경우 3분기에 실적회복세가 크게 꺾일 수도 있다.
GS칼텍스는 2분기 국제유가가 점점 떨어지면서 비싼 값에 원유를 사서 낮은 가격에 석유제품을 팔아 영업이익이 지난해 2분기보다 70% 넘게 줄었다.
하반기 여름 휴가철을 맞아 석유제품 수요가 늘고 경기가 회복되면서 정제마진 확대효과를 봐 실적반등 기회를 잡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런 기대에 금이 가고 있는 것이다.
BTX공장을 서둘러 정상가동하지 못하는 것도 GS칼텍스에게 뼈아픈 대목이다. GS칼텍스의 BTX공장에서 생산되는 벤젠과 톨루엔, 자일렌 가격이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일본 화학회사들이 관련 화학제품 생산설비의 정기보수 등을 진행하면서 파라자일렌의 가격은 7월까지만 해도 톤당 700달러대였으나 8월 들어 톤당 800달러를 훌쩍 넘어서면서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 하지만 GS칼텍스는 BTX공장의 가동중단으로 이런 업황에 수혜를 입기 어렵게 됐다.
노동계에서 GS칼텍스 공장의 설비점검을 엄격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점도 GS칼텍스에게 부담이다.
GS칼텍스는 사고발생 당일인 10일 사과문을 내고 경찰서, 소방서, 고용노동지청 등 관계기관 조사에 임하며 근본적인 사고재발 방지대책을 내놓겠다고 발빠르게 대처했지만 여론의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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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S칼텍스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정유공장에서 10일 오전 불이 나 진화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남지역본부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정부가 철저하게 원인을 조사하고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작업을 중지한 채 특별안전점검과 진상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여수시민협회, 전남건강과생명을지키는사람들, 여수환경운동연합도 정부와 노동청 등이 엄격하게 설비안전과 환경안전 지도점검을 실시하고 이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취지의 성명서를 잇달아 발표했다.
올해 들어 여수산업단지에서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어 정부가 GS칼텍스의 화재를 계기로 엄격한 조사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방사능 유출사고, 삼남석유화학화재, 한화케미칼 화재, 롯데케미칼 폭발 등 올해 여수산단에서 발생한 사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 발생한 사고건수보다 많다. 지난해 여수산단에서는 모두 9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6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