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잇달아 낮추며 금리경쟁을 펼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마이너스통장을 앞세워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대출수요가 줄어드는 데 대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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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시중은행의 창구에서 고객들이 대출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뉴시스> |
9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은행 17곳의 7월 마이너스통장 평균금리는 4.36%로 집계됐다. 6월보다 0.03%포인트 낮아졌다.
은행별로 금리인하폭을 살펴보면 한국씨티은행이 0.5%포인트로 가장 컸고 그 뒤로 SC제일은행 0.19%포인트, 우리은행 0.15%포인트, 신한은행 0.11%포인트, KB국민은행 0.06%포인트, K뱅크 0.07%포인트 등이다.
카카오뱅크가 영업을 시작하면서 은행들도 마이너스대출 금리를 낮추며 대응하는 모양새다.
카카오뱅크는 마이너스통장 한도 최대 1억5천만 원, 최저금리 2.86%라는 조건을 내걸고 영업을 시작했다.
시중은행들보다 1%포인트가량 낮은 금리에 고객들의 관심이 몰리면서 카카오뱅크는 영업을 시작한 13일 만에 신규계좌 개설 수 200만 개를 넘어서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KB국민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들은 모바일대출한도를 늘리는 등 모바일상품도 개편하고 있다”며 “카카오뱅크가 빠르게 고객을 모집하면서 전통 은행들의 견제가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8.2부동산대책을 통해 주택담보대출과 관련해 규제를 강화하면서 마이너스대출 등 신용대출에 대출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금리경쟁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만큼 이를 마이너스대출 등 신용대출잔액을 늘려 메우려한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부동산대책에 따라 신용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부동산대책 시행을 전후해 은행뿐 아니라 제2금융권 등에서 신용대출이 얼마나 늘어나는지를 파악하고 있다”며 “과도하게 신용대출이 늘어날 경우 현장점검 등을 통해 엄격하게 감독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