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중국에서 LG실트론 기업결합을 승인받았다. 최태원 회장이 추진해온 ‘차이나인사이더’ 전략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8일 “중국정부가 8월 초 LG실트론 인수와 관련해 기업결합을 승인했다”며 “3분기 내로 인수절차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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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 |
SK와 최 회장은 LG실트론 지분 100%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SK는 올해 초 LG그룹으로부터 LG실트론 지분 51%를 6200억 원에 인수했다. 나머지 지분 49%도 SK와 최 회장이 약 4천억 원에 매입한다.
KTB프라이빗에쿼티(PE)가 보유한 지분 19.6%는 SK가 사고 옛 보고펀드 채권단이 들고 있는 지분 29.4%는 최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인수하는 방식이다.
최 회장과 SK그룹이 LG실트론 인수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싱가포르, 일본, 미국, 유럽, 중국 등 6개국으로부터 기업결합신고를 하고 이를 승인받아야 한다.
기업결합신고란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이 결합할 경우 경쟁을 제한하는 독점적 지위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LG실트론은 한국 이외에 중국, 싱가포르, 일본, 미국, 유럽 등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LG실트론을 인수하려면 이 국가들에게 SK그룹의 LG실트론 인수가 경쟁제한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받아야 했다.
특히 중국정부의 기업결합 승인 여부가 고비로 여겨졌다. 중국정부가 사드보복이나 자국기업들의 손익을 감안해 훼방을 놓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SK그룹은 지난해 7월 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가 불거진 이후 중국사업에서 고전을 하고 있었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전기차배터리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으며 중국 화학회사 ‘상하이세코’ 지분인수전에서도 실패했다.
그러나 SK그룹은 LG실트론 인수와 관련해 기업결합승인을 받는 데 별다른 차질없이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최 회장이 강조하는 ‘차이나 인사이더’ 경영전략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SK그룹이 중국에서 중국기업처럼 인식되야 한다는 ‘차이나인사이더’ 전략을 추구해왔는데 올해 3월 출국금지가 풀리자 5월 중국 상하이포럼에 참석하는 등 중국 내 인맥형성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줬다.
SK그룹은 LG실트론 인수절차가 완료되면 인수효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명영 SK하이닉스 전무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들어 웨이퍼 수급이 타이트해지면서 가격이 지난해말보다 15~20% 올라갔다”며 “가격 상승세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