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의 개발자인 파벨 두로프가 한국 정부의 사이버 검열 논란과 관련해 국내 이용자들에게 자유를 포기하지 말라고 밝혔다.
파벨 두로프는 20일 국내 언론사인 팩트TV가 보낸 이메일 인터뷰에 이런 내용이 담긴 답장을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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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벨 두로프 브콘탁테(VK) CEO |
두로프는 이 서신에서 “한국 국민들은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으며 나는 한국 국민들의 성공을 빈다”며 “나의 생각은 안정을 위해 자유를 포기한 자는 둘 중 어느 것도 가질 수 없고 가질 자격도 없다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에 잘 담겨 있다”고 말했다.
두로프는 또 최근 카카오톡이 처한 상황과 관련해 비슷한 경험이 있어 잘 이해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 또한 러시아에서 브콘탁테(VK)를 운영할 때 비슷한 상황을 겪었기 때문에 그들의 상황을 잘 이해한다”며 “그 때의 경험 때문에 텔레그램을 물리적으로 법적으로 여러 나라의 관할로 나뉘도록 설계해 특정 국가의 정치권력이나 법률에서 자유롭게 했다”고 강조했다.
두로프는 텔레그램의 암호화 기술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나타냈다.
그는 “우리는 어떤 공격으로부터도 이용자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암호화를 연구하고 있다”며 “10월 말 세계인이 참가하는 대회를 열고 우리의 암호화 기술을 무력화하는 기술과 겨뤄보려 한다”고 말했다.
두로프는 또 텔레그램에 광고를 넣지 않는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보안을 지키는 메시징 서비스는 모든 사람에게 비용을 받지 않고, 광고를 빼고 서비스해야 한다고 확고히 믿는다”며 “텔레그램의 지속과 재정적 독립을 위해 내년에 부가적 유료기능을 넣거나 텔레그램 이용자에게 기부를 요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두로프는 또 “돈이 내 인생에서 우선순위였던 적이 없다”며 “내가 정직한 사람이 될 수 있는지와 내가 올바르다고 믿는 것을 지킬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로프는 러시아 최대 SNS인 부콘탁테(VK)의 설립자다. 지난해 러시아 정부의 검열에 반대해 보안이 강화된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내놓았다. 두로프는 2012년 기준으로 79억 루불(2827억 원)의 재산을 보유한 재력가다.
텔레그램은 지난달 18일 검찰이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수사팀’을 신설하며 사이버 검열 논란이 일자 국내에서 다운로드 수가 급증했다. 한국어판과 영문판을 합쳐 내려받은 횟수가 지난 11일 기준으로 260만 건을 넘어섰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