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사업자간 갈등으로 두 개로 쪼개져 거래된다.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고 관망심리가 부각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단기간 조정에 그칠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국내외 가상화폐거래소는 1일 비트코인 거래를 잠시 중단했다. 일부 사업자들이 비트코인의 블록체인시스템을 활용해 제2의 비트코인인 ‘비트코인캐시’를 내놓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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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 레플리카 주화.<뉴시스> |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는 같은 양의 비트코인캐시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이를 처리하기 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회사가 배당을 지급하기 전에 특정시점에 주주명부를 폐쇄하는 것과 비슷하다.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인 빗썸은 오전 9시부터 두 시간 동안, 코빗은 오전 6시부터 잠정적으로 거래를 멈췄다. 코인원은 오후8시40분부터 1시간 동안 거래를 중단한다.
비트코인이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로 쪼개진 이유는 사업자간 갈등 때문이다.
올해 비트코인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늘어난 거래수요를 기존 거래플랫폼이 처리하지 못하자 개발자들은 7월 초 이를 해결한 새 거래플랫폼인 ‘세그윗’을 내놓기로 했다.
그런데 여기에 동의하지 않은 일부 사업자들이 세그윗의 기술적 결함을 지적하며 다른 거래플랫폼을 원하면서 비트코인 분열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들은 중국인 등 아시아지역의 사업자들이 주축인 것으로 알려졌다.
7월 중순에 대형사업자들인 Antpool, BTCC 등이 세그윗 도입에 동의하면서 갈등이 잦아드는 듯 했지만 동의하지 않은 사업자들이 비트코인캐시를 내놓으며 비트코인은 쪼개졌다.
다만 대형 비트코인거래소들 대부분이 비트코인캐시를 다루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인 만큼 비트코인캐시 거래량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코인베이스와 폴로닉스, 영국 비트스탬프 등은 비트코인캐시를 다루지 않기로 결정했고 미국 크라켄은 비트코인캐시를 거래하기로 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아직 비트코인캐시와 관련해 입장을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트코인이 두 개로 쪼개지는 데다 거래소마다 거래 가능 여부가 엇갈리면서 비트코인 시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가 이름이 비슷해 투자자들의 혼동으로 거래가 잘못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당분간 거래추이를 지켜보려는 관망심리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캐시가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사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도 당분간 가격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비트코인 전반의 거래시장이 침체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다만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단기적 조정에 그칠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하나의 가상화폐가 두 개로 쪼개진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닌 만큼 거래가 빠르게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더리움은 지난해 초 대규모 해킹사건이 일어난 뒤 거래플랫폼을 놓고 사업자간 분열이 일어나 ‘이더리움’과 ‘이더리움클래식’으로 분리됐다.
당시 이더리움은 가격이 폭락했었지만 이후 점차 거래규모와 시세를 회복했다. 이더리움클래식도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져 현재 이더리움 가격의 10% 내외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7월30일 2879.33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7월30일보다 1.26% 높은 수준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변동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비트코인캐시를 받게 되는 만큼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