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가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대상의 확대에 따라 퇴직연금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박현주 회장은 일찍이 연금사업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해왔는데 그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자영업자와 공무원, 1년 미만 근속한 근로자 등도 26일부터 개인형퇴직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되면서 증권사 가운데 개인형퇴직연금 강자로 꼽히는 미래에셋대우가 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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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겸 미래에셋대우 회장. |
퇴직연금 상품은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 세 가지 종류가 있다.
개인형퇴직연금은 직장인이 회사를 퇴직할 때 받는 퇴직금이나 재직하는 동안 개인자금을 추가로 적립해 55세 이후에 빼서 향후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연금계좌다.
기존에 개인형퇴직연금 상품의 가입대상은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한 근로자와 확정급여형·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을 도입한 회사에 1년 이상 재직한 근로자로 제한됐다.
이번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개정이 시행되면서 730만 명에 이르는 새 가입대상이 생겨남에 따라 증권사 가운데 개인형퇴직연금 1위사로 꼽히는 미래에셋대우가 이들의 상당 부분을 끌어 모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의 개인형퇴직연금 상품 적립액은 6월 말 기준으로 8787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증권이 6282억 원, 한국투자증권이 2554억 원 규모의 적립액을 보유해 그 뒤를 따랐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겸 미래에셋대우 회장은 2005년 12월 퇴직연금 제도가 시행됐을 당시 가장 발 빠르게 퇴직연금사업에 뛰어들었다.
퇴직연금사업이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관련 인력을 정비하는 데까지 초기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박 회장은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전략을 펼쳤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를 바탕으로 퇴직연금 사업에서 역량을 키워왔고 2012년부터 시행된 개인형퇴직연금제도에서도 두각을 드러낼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회장은 지난해 말 통합법인 출범 뒤 연금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박 회장은 투자솔루션부문 안에 있던 연금사업센터를 따로 떼어내 연금부문으로 승격하고 올해 말까지 퇴직연금 적립액을 8조1천억 원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박 회장은 4월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도 “퇴직연금시장 규모가 120조 원에서 400조 원까지 늘어나는 만큼 이 어마어마한 성장섹터를 놓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앞으로 성장세가 큰 확정기여형 상품이나 개인형퇴직연금 상품의 경우 많은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내 증권사 가운데 미래에셋대우가 유일하게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래에셋대우는 개인형 퇴직연금제도 확대 시행에 발맞춰 이날 개인형퇴직연금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를 내놓았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서비스로 지점이 없는 지역에 사는 고객들과 지점 영업시간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고객들이 자유롭게 개인형퇴직연금 상품을 가입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했다.
개인형퇴직연금 상품의 계좌 수수료를 인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개인형퇴직연금 계좌를 새로 개설하고 1천만 원 이상 펀드에 가입한 고객에게는 금액에 따라 최대 3만원의 문화상품권을 주기로 하는 등 마케팅활동도 펼치고 있다.
다만 은행이나 보험사에서도 가입 확대에 따른 새 고객들을 끌어 모으려는 경쟁이 치열한 점은 부담이다. 특히 은행들이 개인형퇴직연금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이다.
업권별 개인형퇴직연금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은행이 63.8%로 압도적으로 많고 증권이 20.2%, 생명보험이 13.2%, 손해보험이 2.8%를 차지한다.
주요 은행의 은행장들은 고객이 개인형퇴직연금 계좌를 튼 은행들을 대부분 주거래은행으로 삼고 장기간 거래한다는 점을 주목하고 이를 선점할 것을 주문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가 증권사 가운데 개인형퇴직연금 시장을 놓고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개인형퇴직연금 시장에서 은행의 비중이 큰 만큼 증권사 안에서 안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