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중소기업모태조합출자(모태펀드)를 추가경정예산에 포함해 대규모 자금투입을 하게 되면서 벤처캐피탈(VC)이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KTB투자증권 등 벤처캐피탈 자회사를 보유한 증권사들은 이런 정책에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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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 |
김서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4일 “중소벤처기업부 신설과 모태펀드 추가 출연규모가 확정되면서 정부의 벤처투자 지원정책이 탄력을 받고 있다”며 “모태펀드로 얻게 될 단순 관리보수만 고려해도 벤처캐피탈업계의 상당한 수익증가가 기대된다”고 파악했다.
모태펀드란 개별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아닌 창업투자회사 등 벤처캐피탈이 결성해 운영하는 투자조합에 출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펀드를 말한다. 22일 국회에서 추경이 통과되면서 모태펀드 추가 출연 규모는 8천억 원으로 확정됐다.
야당의 반대 때문에 정부가 기존에 내놓았던 1조4천억 원보다는 40% 줄어든 규모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누적 출연금액 2조6천억 원의 30%에 이르는 액수로 벤처투자 활성화에 상당한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벤처캐피탈업계는 모태펀드 출연으로 일단 추가적인 관리운용 보수를 얻게 됐다.
벤처투자회사의 수익구조는 크게 관리보수, 성과보수로 구성되는데 관리보수는 운용자산(AUM)의 2% 내외에서 결정된다. 모태펀드 추가 조성액인 8천억 원에 단순히 적용하면 160억 원의 추가적 수익을 내게 되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정부의 모태펀드 추가 지원에 따라 벤처캐피탈업계는 최소 170억 원에서 최대 640억 원의 세전이익 증가효과를 누릴 것”이라며 “이에 따라 벤처캐피탈업계의 올해 세전이익이 지난해보다 8~25%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태펀드 추가 출자사업은 올해 하반기부터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재정부는 추석 전까지 추경 예산의 70%를 집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중소기업 정책은 정부의 첫 번째 정책목표인 일자리창출과 맞닿아 있는 만큼 다른 어떤 예산 집행보다 빠르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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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진호 KTB네트워크 대표. |
김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모태펀드 추가 출자가 이뤄지면 벤처캐피탈은 바로 관리보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이 코스닥의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경우 벤처캐피탈은 성과보수에 따른 추가 수익도 확보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벤처캐피탈은 기준수익률이 넘는 초과수익의 20%를 성과보수로 받는다. 일반적으로 기관투자자의 기준수익률은 8%지만 모태펀드의 경우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3~5%의 기준수익률이 적용되고 있다.
정부의 벤처캐피탈 활성화 정책으로 벤처캐피탈 자회사를 보유한 증권사들도 재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KTB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키움증권 등이 벤처캐피탈을 보유하고 있는데 특히 KTB투자증권은 다른 증권사보다 투자은행(IB) 수수료의 수익 기여도가 높다. KTB투자증권의 100% 자회사인 KTB네트워크는 2016년 말 자기자본 기준으로 벤처캐피탈업계 4위에 올라 있다.
KTB네트워크의 2016년 운용자산 대비 순이익은 1.8%로 상장 창업투자회사들의 평균인 0.6%보다 2배 이상 높았다. KTB네트워크는 올해 순이익 120억 원을 내 지난해보다 23.7%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김 연구원은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육성에 집중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아래 가장 부각될 금융업종은 벤처캐피탈”이라며 “증권사 가운데는 KTB투자증권이 정부 정책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