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일자리문제와 관련해 공공기관에 요구했던 내용 대부분이 100대 국정과제에 담겼다.
공공기관의 변화가 민간부문 변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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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국정과제 보고대회를 열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
20일 정부와 공공기관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19일 발표한 국정 100대 과제에는 공공기관의 변화를 통한 민간부문의 변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 가운데 '사회적가치 실현을 선도하는 공공기관'을 12번째 과제로 선정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12번째 국정과제의 기대효과로 '공공기관의 공공성확대 및 사회적 가치실현 선도로 국민전체가 누리는 사회적편익 증대'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전환 등을 통해 노동시장 양극화 완화와 양질의 일자리창출의 선도적 역할 수행'을 꼽았다.
공공기관의 변화가 민간부문의 변화로 이어져 인권·안전·환경·평등을 비롯해 양질의 일자리 등 사회적 가치를 증대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강조해온 성과연봉제 폐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공공기관의 변화와 관련한 내용 대부분을 국정과제의 실천과제에 녹였다.
이를 위해 2017년 기획재정부의 경영평가편람을 수정해 공공기관의 평가체계를 고용친화적으로 바꾸고 지속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더욱 강화한 평가체계를 만들기로 했다.
공공기관은 기획재정부의 경영평가결과에 따라 성과급이 달라지고 기관장의 인사조치가 내려지는 등 큰 영향을 받는 만큼 변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의 개정 등을 통해 2018년부터 공공기관에 노동이사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노동이사제는 노동자대표를 이사회에 의무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것으로 노동자의 권리를 중시하는 유럽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제도다.
노동자가 기관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만큼 제도가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경우 노동자의 권리를 강화하는 쪽으로 공공기관의 경영기조가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청년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을 개정해 공공기관의 청년고용의무비율을 현재 3%에서 5%까지 늘리고 여성의 사회진출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공공기관 임원의 여성비율을 높이는 계획을 수립해 이행한다는 내용도 100대 국정과제에 담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학력·학벌차별 관행을 없애고 취업시장에서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직접 지시한 블라인드채용과 관련한 사안도 100대 국정과제의 실천과제에 포함됐다.
공공기관의 변화가 민간으로 퍼지기 위해 공공기관 가운데 특히 공기업의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공기업은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중간 형태를 띠고 있는 만큼 공무원 등 정부조직의 변화보다 민간부문 변화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부는 일자리문제 외에도 환경문제에서도 공공기관을 적극 이용할 계획을 세웠다.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 가운데 37번째 과제인 '친환경 미래에너지 발굴·육성'의 실천과제 가운데 하나로 2020년까지 공공기관에 에너지저장시스템(ESS)설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61번째 과제인 '신기후체제에 대한 견실한 이행체계 구축'의 실천과제에는 2020년까지 공공기관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30% 줄인다는 내용도 담겼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