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떨어지면서 OCI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화케미칼은 태양광셀과 모듈에 집중해 생산능력을 확대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일 “폴리실리콘 가격이 전 세계 주요 생산회사의 제조원가보다 낮게 형성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폴리실리콘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았는데도 중국의 주요 폴리실리콘회사들이 증설계획까지 세워두고 있어 한국산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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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현 OCI 사장(왼쪽)과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 |
폴리실리콘 가격은 7월 들어 kg당 13.84달러 정도에 형성됐는데 전 세계 주요 폴리실리콘생산회사의 제조원가보다 낮은 것이다. 폴리실리콘회사들이 손익분기점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제품을 팔고 있다는 것이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앞으로 더 떨어질 수도 있다. 세계 1위 폴리실리콘회사인 GCL은 2020년까지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기존 7만 톤에서 11만 톤으로 늘리기로 했고 용시앙은 세계 2위 웨이퍼회사인 롱지실리콘과 제휴해 5만 톤 규모의 폴리실리콘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이에 따라 OCI 실적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이 연구원은 “폴리실리콘부문에서 중국은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며 “중국의 폴리실리콘회사들이 대규모 증설작업을 진행하면 중국에 뿌리를 두지 않은 OCI는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OCI는 2억 달러(약 2251억 원)를 들여 말레이시아의 폴리실리콘 생산공장을 인수하면서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올해 5만2천 톤 정도에서 2018년 7만2천 톤으로 늘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폴리실리콘시장의 공급과잉이 심화할 경우 OCI는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OCI가 중국에서 막대한 반덤핑관세를 물게 될 수 있다는 점도 실적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OCI는 2014년부터 반덤핑관세를 2.4% 물고 있는데 현재 중국정부로부터 덤핑행위 여부를 재조사받고 있다.
OCI는 폴리실리콘 생산량의 87% 정도인 4만5천 톤 정도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 만큼 지금보다 더 많이 반덤핑관세를 물게 되면 가격경쟁력에서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덤핑행위 조사결과는 올해 10월~11월에 발표된다.
한화케미칼도 생산한 폴리실리콘의 70%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지만 생산규모가 비교적 작아 OCI만큼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케미칼이 웅진에너지와 손잡고 폴리실리콘의 국내소비 확대를 추진하는 점도 충격을 줄일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화케미칼은 올해 3월 태양광잉곳과 웨이퍼를 생산하는 웅진에너지가 진행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2대주주에 올랐고 앞으로 5년 동안 3250억 원 규모의 폴리실리콘을 공급하겠다는 계약도 맺었다.
한화케미칼이 생산한 폴리실리콘을 웅진에너지에 공급하고 웅진에너지가 잉곳과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화케미칼이 웅진에너지의 잉곳과 웨이퍼를 활용해 태양광셀과 모듈을 생산할 경우 한화케미칼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의 생산체계를 안정적으로 갖추는 효과도 볼 수 있다.
한화케미칼은 태양광시장에서 성장전망이 밝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 연구원은 “한화케미칼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태양광셀과 모듈의 수익성은 2017년까지 나빴다가 2018년부터 좋아질 것”이라며 “태양광 치킨게임이 마무리국면에 접어들면서 태양광셀과 모듈의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확대한 한화케미칼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세계 주요 태양광셀과 모듈생산기업들은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상위 10개기업이 전 세계 시장점유율 50%를 확보하게 됐다.
이 기업들이 태양광셀과 모듈부문에서 가격협상력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인도와 중동 등 신흥국에서 태양광발전설비 수요가 늘고 있어 한화케미칼이 호재를 맞을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