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이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할까?
윤 회장이 행장을 분리해 집중된 권력구조에 따른 내부통제 부실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고 덩치가 커진 KB금융 비은행부문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 계속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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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이른 시일 안에 차기 지배구조와 관련된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의 임기는 11월까지다.
KB금융의 지배구조와 관련된 구체적인 사항을 결정하는 확대지배구조위원회는 규정상 현직 회장의 임기가 끝나기 두 달 전에 꾸려지지만 ‘KB사태’로 지배구조가 흔들렸던 경험이 있는 만큼 더 공을 들여 차기 지배구조를 논의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윤 회장이 KB국민은행장을 겸직하는 체제를 그대로 유지할지 등도 논의할 필요성도 있다.
지주 회장과 행장을 분리할 경우 일반적으로 지주 회장을 선임한 뒤 행장을 뽑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배구조 승계절차를 정해진 시기보다 앞당겨 밟을 필요성이 있다.
윤 회장이 KB금융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끈 만큼 지주 회장은 연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회장이 행장을 분리해 집중된 권력구조에 따른 내부통제 부실 가능성을 미리 차단해야한다는 말이 나온다.
BNK금융지주는 지배구조 안정성을 위해 지주 회장과 부산은행장을 분리하기로 했다.
엘시티 특혜대출과 주가 시세조종 등 BNK금융을 둘러싼 연이은 의혹이 불거진 이유로 성세환 BKN금융지주 회장에게 집중된 권력구조가 문제였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다.
윤 회장은 역대 회장 가운데 가장 강력한 지배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KB금융지주의 내부통제와 관련해도 비판적 시각이 커질 수 있는 대목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도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내부통제의 질을 높이고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KB금융지주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먼저 지배구조 변화를 맞이하는 만큼 금융당국이 더욱 자세히 살펴볼 가능성이 높다.
증권과 손해보험, 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들을 잇달아 인수합병해 KB금융의 비은행부문 덩치가 커진 만큼 윤 회장이 은행보다 비은행부문에 집중해 균형잡힌 경영활동을 펼쳐야할 시기라는 말도 나온다.
금융지주 선두 다툼이 치열한 가운데 비은행부문 강화가 최대과제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의 경우 지주와 은행, 증권의 3사 겸직(매트릭스)체제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윤 회장이 은행장을 겸임하지 않아도 그룹 전반에 충분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도 행장 분리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윤 회장은 관치금융을 차단하기 위해 강력한 지배력을 확보하는 데 힘써왔지만 은행 중심의 지주체제에서 지주를 중심으로 한 사업별체제가 갖춰지면서 겸직의 필요성이 낮아지고 있다.
다만 행장을 분리할 경우 낙하산인사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에 이어 금융관료들의 대규모 연쇄 인사이동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그 여파가 KB금융에 끼칠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이 아무 것도 결정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미 행장 후보군이 거명되는 등 금융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윤 회장의 임기만료가 가까워질수록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조기에 차기 지배구조를 결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