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은 같은데 처방은 제각각이다. 6.19 부동산대책 발표 뒤 다시 꿈틀거리는 집값 얘기다.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한 처방 가운데 건설사 분양원가 공개제도가 있다. 주변시세 대비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면서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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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림산업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이미지. |
8월 추가 부동산대책 발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사들도 분양일정과 분양가 책정 등을 놓고 ‘눈치보기’가 이만저만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이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역 역세권에서 초고층 고급주상복합아파트 ‘아크로 서울포레스트’를 7월말 분양한다.
'아크로'는 대림산업이 일반 아파트브랜드인 'e편한세상'과 별개로 고급 특화전략을 앞세운 아파트에 붙이는 프리미엄 브랜드다.
대림산업은 애초 올해 상반기 분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선과 새 정부 출범 등으로 미뤄오다 7월 말로 확정했다.
주거, 업무, 판매, 문화시설 등 복합주거문화단지로 조성되며 주거부분 일반분양 물량은 280가구 정도다. 지하 5층~지상 49층 전용면적 91~273㎡로 구성됐다.
분양물량이 많지 않은데도 효성이 최근 분양한 용산 효성해링턴플레이스와 함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로 관심을 모았던 곳이다.
용산과 뚝섬 서울숲 인근은 개발 기대감이 높고 도심 접근성 등이 좋아 부동산시장에서 ‘알짜’ 단지로 꼽힌다. 용산 효성해링턴플레이스는 6.19 대책이 나온 뒤인 6월 말 분양에 나서 16대 1의 청약경쟁률을 나타냈다.
분양가가 3.3㎡당 3204만~4253만 원으로 상대적으로 소형평형인 92㎡의 경우 조망권에 따라 최저 14억4900만~16억1400만 원이었다. 분양가가 주변시세 대비 높다는 평가에도 실수요자 중심의 청약이 몰리며 높은 경쟁률을 보인 것이다.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은 대림산업이 이번에 분양하는 아크로 서울포레스트가 분양에 성공할 경우 고급 신흥주거지를 형성하며 두 지역에서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아크로 서울포레스트는 2011년 입주한 230가구 규모 ‘갤러리아 포레’와 가깝다. 전용 168㎡ 시세가 30억 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로 알려졌다. 강남 고급아파트의 대명사로 불렸던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갤러리아 포레는 2008년 분양가가 3.3㎡당 평균 4535만 원으로 당시 서울 역대 최고 분양가를 다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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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
이번에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분양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3.3㎡당 5천만 원은 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높다. 갤러리아 포레의 최근 시세인 3.3㎡당 4590만 원 수준보다는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6.19 대책 이후 집값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8월에는 대출규제를 더욱 조이는 데 초점을 맞춘 추가 대책발표도 예고됐다.
하지만 청약이나 대출조건 강화 등 규제 일변도의 정부 정책이 약효가 듣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건설사 분양원가 공개와 후분양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높다. 관련법 개정없이 국토교토부 장관이 즉각 시행할 수 있는 제도들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앞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분양원가 공개를 놓고 공공분야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민간부문까지 분양원가 공개가 이뤄질 경우 희소성 높은 단지와 고급 브랜드로서 특화전략을 내세운 건설사들의 고분양가 책정에 일정정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민간부문까지 분양원가 공개제도 도입이 이른 시일 안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