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회장이 미래에셋그룹에서 노조의 영향력 확대를 허용할까?
박 회장은 그동안 무노조 원칙을 세우고 미래에셋그룹을 이끌어왔지만 대우증권 인수에 따라 생긴 미래에셋대우 노조의 덩치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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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겸 미래에셋대우 회장. |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노조에 가입하는 옛 미래에셋증권 직원들이 늘고있다.
미래에셋대우가 출범하기 전 미래에셋증권에는 노조가 없었지만 대우증권에 노조가 있어 단체교섭권을 인정받아 미래에셋대우 노조로 활동하고 있다.
대우증권 노조원 수는 2천 명가량이었는데 현재 미래에셋대우 직원 4800여 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노조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직원들이 합병 이후 함께 활동하는 과정에서 노조에 관심을 보이면서 노조원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대우 노조가 왕성하게 활동한다면 미래에셋생명을 비롯한 다른 계열사에도 노조활동이 활성화될 수 있다.
박 회장은 그동안 노조가 없어도 잘 굴러가는 조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무노조 원칙을 바탕으로 미래에셋그룹을 이끌어왔다.
미래에셋그룹이 2005년 SK생명을 인수한 뒤 SK생명 노조가 미래에셋생명 노조로 이름을 바꿔 활동했지만 곧 유명무실해지기도 했다.
미래에셋생명 노조는 2005년 노조원 수가 800여 명이었지만 2007년 10명으로 줄어들면서 사실상 와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미래에셋생명 노조는 사측이 노조탄압을 한다며 미래에셋그룹 금융상품 불매운동을 펼치는 등 반발하기도 했다.
미래에셋대우 노조는 대우증권 시절 강성노조로 알려진 만큼 미래에셋생명 노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미래에셋대우 노조는 올해 초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직급체계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사측과 갈등을 빚었다.
노조는 사측이 대우증권 시절 노사합의를 통해 마련된 영업비용 지원제도 및 사내 동호회 지원비 등 직원 복지제도를 일방적으로 폐지하려 한다고 반발했다.
미래에셋대우 사측이 직원들에게 직급체계 변경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직급체계 적용에는 합의했지만 앞으로 임금체계와 복리후생 등을 담은 통합 인사제도를 마련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어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박 회장이 미래에셋대우 노조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낼 경우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화학적 결합은 더욱 멀어질 가능성을 감안해 과감하게 노조문화를 포용할 수도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노조는 법적으로 규정된 사안인 만큼 어떠한 압력도 넣지 않고 있다”며 “임원들과 인사팀을 중심으로 노조와 꾸준히 대화하며 건강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