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하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한국을 자산운용 중심의 동북아시아 금융허브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하계 기자간담회’에서 “참여정부 때 동북아 금융허브 구상이 있었지만 이뤄진 것 없이 정체상태”라며 ”뉴욕이나 런던 같은 종합 금융허브가 아닌 우리 체질에 맞는 특화된 금융허브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 자본시장이 꾸준히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금융허브로 발전하기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금융허브는 종합 금융허브도 있지만 자산운용을 중심으로 한 싱가폴형,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룩셈부르크형도 있다”며 우리는 아시아 펀드산업의 메카가 될 만한 여건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펀드산업은 한국 자본시장의 미래”라며 “자산운용시장이 커지고 사모운용사 등 참가자들이 많아지면서 발전하는 산업의 전형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파악했다.
그는 “국내 연금시장의 성장속도가 빠르고 베이징이나 도쿄 등 큰 자본시장이 비행기로 2시간 거리에 있다”며 “정보기술(IT) 인프라와 뛰어난 인재도 풍부해 금융허브로 발전할 잠재력이 높다”도 평가했다.
한국이 자산운용시장을 중심으로 동북아시아 금융허브로 발전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내증시의 성장세도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황 회장은 “삼성전자 등 대기업 몇 곳을 제외하면 상장사 이익이 크게 개선된 것을 아니지만 평가가치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새 정부 정책과 관련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90년대 중반에 연금자산이 급격하게 늘면서 강세장을 보였던 것처럼 우리나라도 퇴직연금을 비롯한 연금자산이 급증하고 있다”며 “국내증시는 한 단계 도약할 여건을 갖췄다”고 바라봤다.
자본시장이 발전하고 있는 만큼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기업들에게 장기적인 안목을 주문했다.
“증권사나 운용사들이 고객의 이익보다 기업의 기업을 앞세운 경우가 있었던 만큼 증권업계는 무너진 신뢰를 다시 쌓는 데 힘써야 한다”며 “앞으로 5년 정도는 단기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고객을 우선시하는 문화를 자본시장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자본시장과 관련된 법과 제도를 원칙 중심의 규제체계로 재편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황 회장은 “금융당국이 투자자를 보호하고 금융시스템을 안정적으로 끌고가기 위해 규제를 촘촘히 짠 것은 인정한다”며 “다만 개별항목을 일일이 들여다보는 게 아니라 큰 틀에서 규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증권 및 운용사가 창의력을 발취하려면 미지의 신세계로 향하는 모험가를 닮아야 한다”며 “모험가는 방향을 가늠할 나침반만 있으면 될 뿐 내비게이션은 필요없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일반투자자와 법인이나 기관, 고액자산가 등 전문투자자를 구분해 따로 관리하는 방식을 제안하기도 했다.
해외와 비교한 증권업계의 경쟁력 강화방안도 마련해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황 회장은 “외국계 증권사에서 하는 업무 가운데 한국 증권사가 못하고 있는 업무를 깊이 있게 조사해 그 이유와 해결책 등을 담은 내용을 7월에 내놓을 것”이라며 “이를 놓고 증권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찾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