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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울진에 있는 한울원전 전경. (사진=한울원자력 본부 제공) |
경북 울진 한울원전 5호기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원전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방사능 유출은 없었다고 밝혔지만 환경단체는 이번 가동중단이 단순한 정지가 아닌 명백한 사고라고 반박했다.
환경운동연합은 7일 보도자료를 내어 “5일 오후 6시 11분께 한울5호기 원자로 냉각재펌프 4대 중 2대가 정지된 것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발생한 ‘부분유량 상실사고’”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냉각재펌프의 절반이 작동하지 않은 것은 당장 방사능 유출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2등급 사고에 해당한다”면서도 “정상출력 운전 중에 냉각재 유량이 급속히 감소할 경우에는 핵연료봉이 손상되는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1등급은 경미한 수준, 2등급은 방사능 유출은 없지만 발전소 기기이상을 초래할 수 있는 수준을 말한다.
원전안전운영정보시스템(OPIS)에 따르면 지난 40여년 동안 냉각재 펌프 관련 사건은 국내에서 총 40건이 보고됐다. 100% 정상출력 중에 냉각재 펌프 두 대가 멈춘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미국원자력학회(ANS) 분류기준 2등급 설계기준 사고에 해당한다는 게 환경운동연합의 주장이다.
박종운 동국대 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원자력공학과 3학년 교재에도 나와 있는 명백한 설계기준 2등급 사고를 한수원이 단순 정지로 보고했다”며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안전불감증을 넘어 직무유기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원자로 냉각재펌프는 뜨거워지는 원자로를 식혀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24시간 가동해야 한다. 냉각재펌프가 고장이 나면 방사능 유출과 같은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이번 가동중단에 따른 방사선 유출은 없다”며 “정확한 정지 원인을 조사한 후 설비를 정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울5호기는 가압경수로 방식의 원전으로 2004년 7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한울5호기는 지난해 12월에도 냉각수 수위측정 계측기에서 미량의 냉각수가 누설돼 가동을 중단했는데 수리를 끝내고 2월 재가동에 들어간지 5개월 만에 다시 정지사고가 발생했다.
2014년 1월에는 원전의 핵심장치인 제어봉이 고장이 나 멈추기도 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은 “한울5호기의 운행 중 가동중지는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지는 않았지만 냉각재펌프 4대 중 2대가 멈췄기 때문에 핵연료봉 손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그런 사고”라고 주장했다.
이번 가동중단으로 한울5호기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핵으로부터 안전하게 살고 싶은 울진사람들 이규봉 대표는 “한수원은 즉시 한울5호기의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전문가들의 입회하에 철저한 안전진단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울5호기가 재가동되려면 최소 1주일에서 한달가량 걸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