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도 하반기에는 볕이 들까?
올해 상반기 코스피는 후끈 달아올랐지만 코스닥은 체감온도가 높지 않았다. 대형주 위주의 투자 양극화가 증시에서도 뚜렷했던 탓이다.
코스닥이 하반기에는 실적장세에 힘입어 기지개를 켜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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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준 코스닥 위원장이 3일 코스닥 출범 21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4일 “코스닥시장은 바퀴 하나만 제 역할을 하는 자동차와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스닥 사장기업 중 애널리스트에 의해 분석되는 기업은 전체 시가총액의 60%에 불과하다”며 “그중 40%는 IT업종이고 나머지는 건강관리(28.2%), 경기소비재(17.8%), 다른 산업이 10% 내외”라고 분석했다.
코스피는 올해 상반기에 연초와 대비해 약 18.05% 오른데 반해 코스닥은 5.85% 오르는 데 그쳤다. 코스피는 6월29일 장중 사상 처음 2400 고지를 밟으며 증시의 새 역사를 쓰기도 했다.
대형주 위주로 투자가 쏠리면서 코스닥 기피현상이 이어졌고 이 때문에 코스닥이 실적변화에 비해 과소평가됐을 수 있다고 김 연구원은 바라봤다.
코스닥은 IT와 바이오기업이 70%를 차지하며 지수성장을 이끌어왔다. 그런데 두 업종이 한쪽은 경기민감, 다른 한쪽은 경기방어주로 대칭되는 구조인 탓에 엇박자를 보였고 이 때문에 코스닥지수의 추세적 상승이 제약을 받았다는 것이다.
코스닥시장의 추세적 상승을 낙관할 수 있으려면 바이오 관련주의 실적증가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김 연구원은 내다봤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의 전체 영업이익은 9조2천억 원이었다. 올해 예상되는 영업이익은 9조5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는 코스닥 전체기업의 60%가 안 되는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됐다는 점에서 영업이익이 최대 13조 원에 육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김 연구원은 봤다.
그는 “코스닥 영업이익 10조 원 시대가 올해 열리는 것”이라며 하반기에 실적장세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코스닥시장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가 걸림돌로 지적됐다. 특정산업의 편중이 심하고 대기업과 연계된 내수형 구조로 외형확장이 쉽지 않은 점,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아 변동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코스닥이 저평가를 해소하고 실적에 상응하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한 셈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2위인 카카오는 4일 코스피 이전을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이르면 7월 중 코스닥 상장폐지와 코스피 신규 상장신청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도 코스피 이전 가능성이 증권가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이렇게 되면 코스닥이 코스피의 ‘2부 리그’로 전락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만약 시총 1, 2위인 셀트리온과 카카오가 빠진다면 4일 종가 기준으로 볼때 코스닥 상위기업은 메디톡스, CJ E&M, 로엔, SK머티리얼즈, 코미팜, 휴젤, 바이로메드, 컴투스 정도다.
김재준 코스닥 위원장은 코스닥 출범 21주년을 맞아 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수라는 것이 누가 인위적으로 끌고간다 해서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며 “상장사, 거래소, 주관사 등 시장 이해 관계자의 노력을 포함해 전반적인 여건이 뭉쳐졌을 때 변화가 오는 것”이라고 코스닥 저평가를 놓고 아쉬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3.96포인트(0.58%) 내린 2380.52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4.78포인트(0.72%) 내린 656.19로 마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