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안정적 투자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가상화폐 투자열풍은 언젠가 거품이 꺼질 투기에 가깝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가상화폐의 가치가 여러 국가로부터 인정되면서 결국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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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의 투자열풍이 불면서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코엑스에 설치된 비트코인을 현금으로 뽑을 수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
16일 IT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치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크게 떨어지는 등 강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가상화폐 정보제공회사인 코인데스크가 최근 일주일 동안 집계한 가상화폐 가치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2일 1비트코인당 3005달러를 넘어섰다가 15일 2207달러로 떨어졌다. 사흘 만에 22.65% 폭락한 것이다.
이더리움 가격도 같은 기간에 12일 1이더(이더리움의 화폐단위) 당 404달러에서 15일 315달러로 하락해 이틀 만에 22.02% 떨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가상화폐의 가치를 연초와 비교하면 비트코인은 4배, 이더리움은 50배나 올랐지만 이는 그만큼 변동폭이 크다는 증거이기도 하다”며 “어떤 사건이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때 가상화폐의 가치가 주식이나 원자재보다 훨씬 심하게 출렁인다”고 말했다.
가상화폐는 투자자들의 암묵적인 합의로만 가격이 결정돼 실제 화폐나 투자자산보다 변동성이 크다. 화폐처럼 신용을 보장하는 발행기관이 따로 없으며 주식처럼 참고할 기준이 많거나 원자재처럼 실제 쓰임새가 있지도 않아 객관적인 가치평가가 불가능한 점이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이 때문에 네덜란드에서 1630년대에 불었던 ‘튤립 투기’가 가상화폐시장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시 투자금액이 대거 몰리면서 튤립 가격이 1개월 동안 50배나 뛰었지만 결국 폭락해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다.
오사키 사다카즈 노무라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비트코인 열풍은 구매가 구매를 불러온다는 점에서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와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이수정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비트코인 등은 차세대 화폐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로 각광받고 있는데 이 때문에 투자가 늘어나 가치의 변동성이 높아지면 투자의 전제인 화폐로서 기능은 오히려 후퇴한다”며 “급등했던 가치가 급락할 위험이 언제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가상화폐가 여러 국가에서 공식적인 결제나 투자수단으로 인정받을 경우 변동성이 장기적으로 줄어들어 안정적인 투자자산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무시할 수 없다.
일본은 4월 자금결제법을 개정해 비트코인을 정식 지급결제수단으로 인정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3월에 비트코인에 관련된 상장지수펀드(ETF)를 불허했지만 최근 이 결정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을 정식화폐로 인정하는 움직임이 일본과 유럽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각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하나둘씩 인정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여러 리스크요인에도 불구하고 가상화폐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