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가 맥주부문에서 수입맥주의 성장세와 경쟁사의 신제품 출시로 당분간 실적부진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 “필라이트가 선전하고 있지만 물량이 아직 미미하다”며 “소주부문은 성장하지만 맥주부문은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트진로, 소주사업은 양호하지만 맥주사업은 계속 고전  
▲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
하이트진로가 4월 출시한 발포주 필라이트는 저렴한 가격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 물량이 적어 하이트진로의 전체 맥주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 수준에 그친다.

하이트진로가 6월 중순부터 필라이트 생산물량을 기존 월 10만 상자에서 월 30만 상자로 확대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전체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전체실적에 기여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 연구원은 “하이트진로는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발포주를 출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모습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여전히 수입맥주의 점유율 증가세가 가파른 점은 부담”이라고 파악했다.

올해 4~5월 맥주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6%나 증가했다.

앞으로 수입맥주의 가격경쟁력이 더욱 높아지면 점유율도 더욱 빠르게 늘 것으로 보인다.

2018년 1월부터 미국에서 수입되는 맥주의 관세가 전면 철폐되고 같은해 7월부터 유럽연합(EU)에서 수입되는 맥주에도 무관세가 적용된다.

최근 수제맥주 규제가 완화되면서 소규모 양조업체 제품이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점도 부담요인으로 지목된다.

김 연구원은 “업소용 맥주시장에서 경쟁사의 신제품 출시에 따른 공격적인 마케팅이 예상된다”며 “하이트진로는 올해 경쟁심화에 따른 맥주부문의 수익성 회복 기대감이 다소 제한적”이라고 바라봤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피츠 수퍼클리어'를 내놓으며 카스와 하이트가 양분하고 있던 업소용 맥주시장에 진출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피츠 수퍼클리어의 매출목표를 700억 원으로 내세우며 공격적인 판촉을 예고했다.

하이트진로 소주부문은 2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김 연구원은 “소주시장이 정체됐지만 하이트진로는 지방에서 판매량이 늘면서 실적이 늘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부진했던 영남지역에서 점유율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파악했다.

영남지역은 지역 소주의 선호도가 높아 공략이 쉽지 않은 곳으로 꼽힌다. 하이트진로는 과거 이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여러 차례 도전장을 냈지만 무학의 좋은데이에 막혀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2015년 9월 영남지역에만 선보인 참이슬 16.9가 좋은 반응을 얻자 최근 수출용 맥주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마산공장에 소주 생산라인을 추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