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미세먼지 감축정책에 SK이노베이션과 SK가스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6월 말까지 수송용에너지 상대가격 연구용역 보고서와 LPG연료 사용제한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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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
문 대통령이 미세먼지 감축정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유세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한 데 따라 경유값이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또 일반인도 LPG차를 구매할 길도 열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LPG차량은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의 배출량이 디젤차보다 훨씬 적어 경유차보다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경차와 7인승 다목적차량(RV), 택시용도로만 LPG차량을 구입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었는데 이런 판매제한을 풀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정책을 펼치면 SK이노베이션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석유제품시장에서 매년 32% 정도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국내 경유제품 대부분을 자동차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국내에서 경유를 판매하며 내는 수익이 많은 만큼 경유소비가 줄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국내 경유부문에서 매출을 4조 원 넘게 거뒀는데 이는 정유부문 전체매출의 17%를 차지한다.
반면 SK가스는 실적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SK가스는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의 LPG공급자인데 그동안 자동차 등에 쓰이는 수송용LPG의 판매부진으로 고전해왔다.
LPG차 등록대수가 2010년 246만여 대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217만 대까지 곤두박질하자 SK가스의 영업이익도 2011년 1634억 원 정도에서 2015년 992억 원까지 꾸준히 줄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경유세를 올리는 반면 LPG차 판매규제를 완화하면 SK가스는 수송용LPG 판매를 크게 늘리면서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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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훈 SK가스 대표이사. |
경유보다 LPG가격이 저렴한 만큼 LPG차 등록대수가 가파르게 늘어날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유차 수요를 LPG차가 흡수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경유차 소유주 등의 반발에 부딪칠 수 있어 경유세를 당장 올리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국내 미세먼지의 제일 큰 원인은 공장 등 사업장(41%)이고 건설기계(17%), 발전소(14%), 경유차가 배출하는 미세먼지(11%)가 그 뒤를 잇고 있다.
공장과 건설기계, 발전소를 먼저 규제하지 않고 경유세를 먼저 올릴 경우 실효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애꿎은 서민을 대상으로 세금을 올리는 결과만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