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가인 카타르가 중동에서 고립되면서 LNG를 공급받는 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천연가스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러시아 가스관사업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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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사우디아라비아 등 8개국이 카타르와 국교단절을 선언하고 카타르를 봉쇄하기로 결정했다”며 “원유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LNG 공급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카타르의 원유 수출량은 전 세계 1% 수준으로 작다. 시장에서 이번 사태가 원유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보는 이유다.
그러나 LNG시장은 다르다. 카타르는 러시아와 이란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천연가스가 많이 매장돼 있다. 전 세계 LNG 수출의 30%를 담당하고 있는 세계 1위 LNG 수출 국가이기도 하다.
서 연구원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가들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예상할 수 없다”며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원유시장보다 LNG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바라봤다.
우리나라 역시 카타르 사태에서 자유롭지 않다. 우리나라는 천연가스 전량을 LNG에 의존하고 있어 전 세계 2위의 LNG 수입국가다. 지난해 우리나라 LNG 수입의 35%가 카타르산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3위인 호주와 인도네시아 수입규모를 합해도 카타르에 미치지 못한다.
물론 이번 사태로 당장 LNG 수급에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가스공사는 선박을 통한 카타르산 LNG 수입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천연가스 도입처 다변화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특히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러시아 가스관사업도 더욱 명분을 얻게 됐다.
러시아 가스관사업은 세계 1위 천연가스 보유국인 러시아로부터 직접 파이프라인을 통해 천연가스(PNG)를 공급받기 위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PNG시장은 LNG시장보다 크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정학적 이유로 PNG보다 LNG에 의존해 왔다. 러시아산 PNG가 도입되면 천연가스 수급이 더욱 안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문재인 정부 들어 5년 만에 러시아 가스관사업이 재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에서 러시아 가스관 연결을 언급했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달 특사로 러시아를 방문해 러시아 가스관 프로젝트 재개를 제안했다.
더욱이 정부에서 러시아 가스관사업을 북핵 해법의 하나로 여기고 있어 사업추진은 더욱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 북한을 개방으로 이끄는데 러시아 가스관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송영길 의원은 “미국 자본이 가스관 사업에 투입되면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러시아에서 남한으로 오는 가스관에 지선을 만들어 북한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주면서 북핵 동결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