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미국 태양광시장의 성장이 둔화할 가능성이 커져 태양광업계의 장래를 우려하는 시각이 나온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시장의 성장세가 뚜렷한데다 미국이 파리기후협약 탈퇴절차를 밟는데도 상당기간이 소요돼 단기적인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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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미국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발표하고 있다. |
2일 증시에서 태양광업체 주가는 약세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기후협약 탈퇴 선언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진다.
한화케미칼 주가는 전일 대비 3.78% 하락한 2만9300원으로 장을 마쳤다. OCI 주가는 전일 대비 2.44%, 신성이엔지(옛 신성솔라에너지) 주가는 1.24%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백악관에서 연설을 통해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부터 파리협약의 비구속 조항 이행을 중단한다”며 “미국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조건의 협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기후협약은 전 세계 200여개 국가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추진한 것으로 지난해 11월 발효됐다. 협약에 따르면 미국은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6~28% 감축해야 한다.
파리기후협약은 미국의 제조업과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산업에 부담이지만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기회로 작용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협약이행을 거부하면서 태양광사업의 기대치가 한풀 꺾였다.
다만 이번 발표의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주가 변동만 봐도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확정 후 한화케미칼 주가가 12.1%, OCI 주가가 16.0%, 신성솔라에너지 주가가 14.5% 급락한 것에 비하면 이번 하락폭은 작은 편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전부터 파리기후협약 탈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기 때문에 갑작스런 충격은 없다는 의견이 많다. 이미 충분히 예상해 온 수순이라는 점이다.
이에 맞춰 태양광업체들도 나름의 대비책을 준비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한화케미칼의 태양광 자회사인 한화큐셀이다. 한화큐셀은 전체 매출의 30%를 미국시장에서 거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 유럽 등으로 매출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지난달 31일부터 열린 유럽 최대 태양광전시회 ‘인터솔라’에 최대규모 전시장을 꾸리는 등 유럽시장 공략에 나섰다.
트럼프 정부의 파리기후협약 탈퇴가 즉시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도 태양광업계를 향한 우려를 덜고 있다. 파리기후협약 탈퇴는 회원국 회람에 3년이 걸리고 발효기간 1년 등 실질적인 파기효과는 4년이 지나야 나타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지 못하면 기후협약 탈퇴에 따른 제도변화에 영향력을 미치기 어렵다. 미국 의회에서 2020년까지 연장하기로 한 태양광 투자세액 공제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의지가 태양광업계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미국발 악재를 충분히 상쇄할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전체의 20%까지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이렇게 되면 태양광 설비용량은 현재 5기가와트에서 37기가와트로 7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공약대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조기에 폐쇄하고 신규원전 건설을 중단하는 등 적극적인 탈석탄·탈원전 에너지정책을 펴고 있다. 갈수록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육성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업체들도 문 대통령의 이런 정책에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OCI는 지난해 말 보고펀드와 손잡고 1천억 원 규모의 태양광발전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태양광발전 확대 기조에 힘입어 올해부터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