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국정방향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방안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동통신업계의 현실 등을 고려해 기본료 폐지를 당장 추진하기보다 장기과제로 두고 우선은 저소득층 통신비를 줄이는 방안 등에 착수할 가능성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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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개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제2분과 위원장. |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통신요금인하 추진을 재논의했지만 난항이 거듭되는 양상”이라며 “기본료 폐지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기본료 폐지가 쉽지 않은 만큼 대안으로 저소득층 통신비 감축을 우선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기본료 폐지를 추진할 때 법적 문제, 소비자 형평성, 업계 부정적 영향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며 “결국은 저소득층 통신요금인하로 방향을 선회할 듯”이라고 예상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1일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와 관련한 업무보고를 받았다. 5월25일 미래부 1차 업무보고 때 기본료 폐지방안이 포함돼 있지 않자 이 부분을 다시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미래부는 두번째 업무보고에도 기본료 폐지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법적으로 정부가 기본료 폐지를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데다 기본료를 폐지할 경우 통신업계의 영업이익이 수조 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업계에 끼칠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또 알뜰폰업계와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기본료를 폐지할 경우 알뜰폰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뜰폰업계는 지난해 전체 317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래부가 두 차례에 걸쳐 기본료 폐지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이상 국정기획자문위원회로서도 당장 기본료 폐지 정책을 밀어붙이기는 힘들어졌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기본료 폐지의 대안을 마련할 필요성에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미래부가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개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제2분과 위원장은 업무보고에서 미래부에 기본료 폐지를 포함한 통신요금 감면방안을 치열하게 고민해 줄 것을 요청했다. 공약으로 내걸었던 기본료 폐지를 단번에 철회할 수 없지만 통신비 절감 기조 속에 어느 정도 유연한 정책변화도 가능해 보인다.
이 위원장은 “기본료 폐지는 이해관계가 서로 첨예하게 상충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사회적 약자의 통신료를 절감하겠다는 공약의 취지는 반드시 이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료 폐지 대신 저소득층의 통신비 감면대책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