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주가가 반년 만에 14만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그룹이 지주사체제 전환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삼성그룹 지배구조개편의 중심에 있었던 삼성물산의 주가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는데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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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
30일 삼성물산 주가는 전일과 변동없이 13만7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장 초반에 전일보다 2.9% 오른 14만1500원까지 오르며 지난해 11월 말 이후 6달 만에 14만 원대를 돌파하기도 했으나 상승폭을 모두 반납한 채 장을 마쳤다. 최근 주가가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온 탓에 14만 원 돌파를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주가는 변동이 없었던 24일 하루를 제외하고 19일부터 29일까지 꾸준히 올랐다. 8거래일 동안 주가 상승률은 10%에 이른다. 삼성물산에 악재가 많은 데도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4월 말에 지주사로 전환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의 배구조개편 작업에서 핵심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됐던 삼성물산의 주가에도 찬물이 끼얹어졌다.
삼성물산은 2015년에 제일모직과 합병을 놓고도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일성신약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의 최종 변론기일을 7월17일로 잡았다. 법원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최순실씨가 두 기업의 합병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법정에서 다뤄지고 있다. 법원이 삼성물산 합병을 완전 무효화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절차상에 큰 하자를 인정할 경우 기업가치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이런 대외적 악재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이 올해 본업에서 실적을 개선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면서 부정적 요인을 상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8조6200억 원, 영업이익 7363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427.8% 늘어나는 것이다.
삼성물산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설부문은 지난해 해외사업의 부실을 대부분 털어낸 데 힘입어 올해 영업이익을 대폭 늘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증권가는 바라보고 있다.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지분가치가 늘어나는 점도 삼성물산에 호재다.
삼성전자는 2018년까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의 13%를 소각하기로 했다. 자사주 소각이 완료되면 삼성물산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율(4.25%)이 5% 안팎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등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까지 고려할 경우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으로 삼성물산은 2조5200억 원에 이르는 자산가치 증가효과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물산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개선 가능성도 삼성물산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분기에 영업이익 34억 원을 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유럽소재 제약사와 470억 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계약 의향서를 체결하는 등 위탁생산(CMO)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