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가 자동차보험료를 내리기로 했다. 다른 손해보험사들의 보험료 인하 압박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6월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0.7% 인하하고 주행거리가 짧은 운전자일수록 할인폭을 더 높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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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 |
메리츠화재는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크게 개선되자 자동차보험료를 낮췄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1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7.3%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5.8%였고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84.1%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크게 개선됐다.
손해율이란 들어오는 보험료 대비 지급하는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메리츠화재가 자동차보험료를 낮출 수 있는 데는 장기보험이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어 여력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부터 장기보험의 인수심사를 완화하면서 가입자 수를 늘리는 등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메리츠화재가 인수심사를 완화하면서도 선별기준을 정교하게 다듬었기 때문에 장기보험상품의 손해율 역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말 기준 장기위험손해율은 90.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메리츠화재가 1분기 장기보험료로 거둬들인 수익은 1조2125억 원으로 전체 보험료수익 가운데 78%를 차지하는 만큼 장기보험이 메리츠화재의 좋은 수익원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자동차보험에서 보험료를 인하하는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추세를 살펴보면 꾸준히 개선되고 있고 앞으로도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게 됐다”면서 “우량물권을 중심으로 계약을 받는 등 전략적으로 손해율 관리를 해온 덕분”이라고 말했다.
메리츠화재처럼 손해율이 개선되고 자동차보험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손해보험사들은 보험료 인하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가 지난해 유일하게 자동차보험료를 할인했을 때 다른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 적자를 내고 있는 점을 내세워 자동차보험료를 내릴 수 없다고 말해왔다.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1분기 자동차보험에서 잇따라 흑자 전환에 성공함에 따라 이제 자동차 보험료를 내려야 하지 않냐는 목소리도 함께 커졌다.
손해보험협회는 최근 손해보험사 11곳이 올해 1분기 자동차보험에서 영업이익 907억 원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영업손실 576억 원을 낸 데 비해 큰 이익을 남긴 것이다.
자동차보험에서 삼성화재가 영업이익 458억 원을 냈고 현대해상 175억 원, 동부화재 215억 원, 악사손해보험 81억 원, 한화손해보험 78억 원을 올렸다.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좋아졌다. 1분기 손해보험사들의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1.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포인트 하락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여름철 집중호우 및 휴가차량 증가 등으로 곧 자동차 사고가 많이 발생할 유인이 있어 손해율이 다시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손해보험사들이 보험료를 내리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