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CGV가 넷플릭스 등 온라인 스트리밍업체의 위협에 특수상영관으로 맞서고 있다.
극장의 대체수단이 갈수록 많아지면서 ‘극장에서 보는 영화’를 차별화할 필요성이 커졌다.
25일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따르면 CJCGV는 최근 스크린X, 4DX 등 특수상영관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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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 CJCGV 대표. |
스크린X는 CJCGV와 카이스트가 공동개발한 몰입형 스크린 기술이다. 정면뿐 아니라 좌우벽면에서도 영상이 재생된다. 올해 ‘그레이트월’과 ‘킹 아서:제왕의 검’, ‘캐리비안의 해적:죽은 자는 말이 없다’ 등 3편이 스크린X 버전으로 제작됐다.
4DX관도 1분기 말 기준 47개 국가에서 365개 스크린이 운영되고 있다. 4DX관은 의지가 움직이는 모션효과, 바람이 불고 물이 튀거나 향기가 나는 오감효과를 제공한다. CJCGV의 자회사 CJ4DPLEX가 설치하고 판매한다.
CJCGV이 특수상영관 확대에 나선 것은 넷플릭스, 아마존 등 온라인 스트리밍 강자들의 영화산업 침투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집에서 즐길 수 있는 ‘홈엔터테인먼트’가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영화를 꼭 극장에서 봐야할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기 떄문이다.
영화 소비방식의 변화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로 특히 주목받고 있다.
현재 개최중인 칸 영화제에 경쟁작으로 입성한 옥자는 넷플릭스 전용 콘텐츠로 제작됐다. 칸 영화제에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은 작품이 경쟁부문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옥자는 넷플릭스가 한국 영화사상 최대 규모인 5천만 달러(600억 원가량)을 들여 만들었다. 국내는 극장에서도 개봉하기로 했지만 다른 나라들의 경우 넷플릭스에서만 서비스된다.
칸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은 “황금종려상 수상작을 극장에서 볼 수 없다면 모순이 될 것”이라며 옥자의 상영방식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영화 소비패턴의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넷플릭스와 아마존 등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자체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 등 넷플릭스의 자체제작 콘텐츠는 2015년 4개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서비스 예정작을 포함해 16개로 늘었다.
영화수입배급사 더쿱의 서정원 대표는 지난해 말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넷플릭스나 아마존은 이미 전세계 콘텐츠의 판권을 다양하게 사들이고 있다”며 “극장으로의 쏠림현상은 변화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봉작의 경우도 극장의 독점기간이 짧아졌다. 개봉 뒤 일주일이면 IPTV 등에서 서비스 되는 영화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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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CGV의 스크린X 상영관. |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극장이 영화를 보는 절대적인 공간이라는 기존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며 “극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차별점을 제공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CJCGV는 2020년까지 전세계 스크린X관을 1천 개로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국내 84개 스크린과 세계 109개 스크린에서 서비스된다.
4DX관 투자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4DX관은 당초 극장사업자와 CJ4DPLEX가 절반씩 투자하고 4DX 관람으로 추가되는 5달러 가량의 관람료를 나누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그러나 1분기부터 CJ4DPLEX가 전액 투자하되 5달러를 모두 가지는 렌탈 방식으로 사업구조를 바꾸고 있다.
현지 극장으로선 도입리스크가 낮아지는 만큼 CJCGV가 4DX관을 더 빠르게 늘리는 것이 가능해졌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올해 4DX관이 510개까지 증가할 것으로 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