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준 포스코에너지 대표이사가 연료전지사업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표는 연료전지사업을 철수하거나 매각하지는 않겠다고 말했지만 사실상 개점휴업상태를 이어가고 있어 사업의지에 의구심이 생겨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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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동준 포스코에너지 대표이사. |
2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에너지는 2015년 하반기부터 올해 들어 지금까지 연료전지공급과 관련된 수주를 한 건도 따내지 못했다.
포스코에너지가 수주를 따내지 못하면서 2014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연료전지부문 실적도 내리막길만 걷고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2014년 연료전지부문에서 매출 2097억 원을 냈으나 지난해 매출은 1497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계속 이어졌다. 포스코에너지는 2015년과 2016년 두 해 연속으로 영업손실이 900억 원을 넘어섰고 올해 1분기에도 연료전지부문에서 영업손실 43억 원을 냈다.
포스코에너지가 기존에 공급한 연료전지의 스택을 교환해주면서 2015년부터 영업손실이 크게 불어났다. 스택은 개별전지를 묶어서 만든 발전기 본체를 말한다. 포스코에너지가 만든 스택의 수명이 보증기간보다 크게 짧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를 교환해주느라 영업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포스코에너지가 발전용 연료전지시장을 개척하다 보니 초기기술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기술적인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고 말했다.
포스코에너지는 지난해 포스코그룹에서 가장 많은 비율로 인력을 줄였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느 부문 인력이 줄었는지는 밝힐 수 없다”며 “다만 지난해 연료전지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명예퇴직을 진행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2014년 취임하면서 연료전지부문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꼽을 정도로 연료전지부문은 한때 성장동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포스코에너지가 기술문제를 해결했다면서도 인력을 줄이고 수주활동에 나서지 않으면서 연료전지부문을 매각하거나 철수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동준 대표는 지난해 말 2016에너지대전에서 “연료전지부문을 매각한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이 사업을 분할할지도 결정되지 않았다”며 “판매량을 줄이는 대신 기술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윤 대표가 2015년 7월 포스코에너지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포스코에너지의 연구개발부문 투입인력은 더욱 줄어들었다.
포스코에너지가 연료전지연구소에 투입한 인력은 2015년 92명이었지만 지난해는 41명으로 반토막 났다. 올해 1분기 연구개발비는 매출의 0.48%로 2016년과 2015년 1분기보다도 훨씬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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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 생산공장. |
윤 대표가 포스코에너지의 연료전지부문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사이 경쟁사인 두산은 연료전지부문을 집중적으로 키우면서 포스코에너지를 추격하고 있다.
두산은 올해 들어 연료전지부문에서 3건이나 일감을 따냈을 뿐 아니라 익산에 64MW(메가와트)의 생산능력을 갖춘 연료전지 공장도 준공했다. 이는 포스코에너지의 연료전지 생산능력보다 28% 많다.
문재인 정부가 신재생에너지산업을 육성하면서 앞으로 국내 연료전지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에너지가 연료전지부문에서 계속 지지부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두산이 앞으로 국내에서 연료전지 관련 발주를 휩쓸 수 있다.
이 경우 포스코에너지가 지금까지 확보해놓은 90% 정도의 시장점유율에 큰 타격을 입으면서 선점을 위해 애썼던 노력이 퇴색될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