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웨스턴디지털과 도시바가 반도체사업 매각을 놓고 벌이던 분쟁을 마무리하고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웨스턴디지털이 인수금액도 도시바의 요구에 맞춰 제시한 만큼 인수전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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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브 밀리건 웨스턴디지털 CEO(왼쪽)와 츠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 |
니혼게이자이는 25일 “웨스턴디지털과 도시바가 서로의 입장차를 대폭 좁히며 반도체사업 매각에 합의했다”며 “위기에 놓였던 도시바가 한시름을 놓게 됐다”고 보도했다.
스티브 밀리건 웨스턴디지털 CEO는 24일 오후 츠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과 협상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와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들어 외부업체에 반도체사업을 매각하려면 승인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시바가 반발하자 법적분쟁을 벌이겠다고 위협했다.
도시바는 웨스턴디지털과 분쟁으로 매각절차가 지연될 경우 부채비율을 줄이지 못해 상장폐지될 위기에 놓여있다. 이 때문에 이번 협상에서 웨스턴디지털의 요구를 대부분 받아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정부도 직접 웨스턴디지털의 인수를 지지하는 입장을 내놓은 만큼 압박도 컸을 것으로 보인다.
협상을 마친 뒤 도시바는 웨스턴디지털에 반도체사업을 매각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재팬타임스에 따르면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의 주장을 받아들여 인수금액을 20조 원 정도로 이전보다 높여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15조 원을 투자한 뒤 나머지를 일본 정부펀드 등이 부담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반도체사업 주도권이 완전히 외국에 넘어가는 것을 우려하는 일본정부의 우려를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제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부가 매각을 반대할 이유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브로드컴과 사모펀드 KKR, 베인캐피털-SK하이닉스 컨소시엄과 대만 홍하이그룹 등이 본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인수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