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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LG전자 조직문화 대수술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09-30  20: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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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준, LG전자 조직문화 대수술  
▲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LG전자가 달라졌다.”

지난 4년 동안 LG전자를 지켜본 재계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실적뿐 아니라 조직문화도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LG그룹은 전통적으로 ‘인화’를 중시해온 기업이다. 인재와 화합을 중시하며 서로 격려하고 이끌어주는 문화가 바로 LG그룹이 강조하는 인화경영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2008년 경영환경이 어려워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오자 “회사 경영이 어렵더라도 사람을 내보내선 안 된다”고 말할 정도였다. 인화경영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그런데 구본준 부회장은 LG전자를 맡은 뒤 ‘독한 LG’를 표방했다. 구본무 회장으로부터 LG전자를 구하라는 요청을 받고 독한 조직문화를 심으려고 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독해져야 한다고 본 것이다.

그런 구 부회장이 이제는 스마트하게 일하라며 ‘G3정신’을 앞세우며 LG전자의 조직문화를 바꾸고 있다. G3 성공으로 LG전자의 자신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구 부회장은 이를 통해 LG전자만의 조직문화를 만들어 내려고 한다.

◆ LG전자에 ‘독기’ 심으려 했던 구본준

“독한 조직문화를 LG전자의 DNA로 삼을 것이다.”

구 부회장은 2011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11’ 기자 간담회에서 ‘독한 LG전자’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구 부회장은 LG전자가 스마트폰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실적이 크게 뒷걸음질을 쳤던 2010년 10월 LG전자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LG전자의 휴대폰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부는 그해에만 65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냈다.

구 부회장은 LG전자가 직면한 위기를 벗어나려면 마케팅을 통한 단기간의 실적개선보다 장기적으로 LG전자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봤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성공에 안주하느라 도전을 주저했던 조직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진단을 내렸다.

구 부회장은 “LG전자는 옛날만 해도 사업을 강하고 독하게 추진했는데 지금은 그런 부분이 많이 무너진 것 같아 안타깝다”며 “내가 해야 할 일은 LG전자에 독한 DNA를 이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부회장의 독한 LG전자 만들기는 LG전자 위기의 진원지로 지목된 MC사업부에서 가장 활발하게 구현됐다.

MC사업부는 2011년 새해부터 출퇴근 시간을 1시간씩 앞당기는 ‘8·5제’를 실시했다. 정시출근과 정시퇴근은 옛말이 됐고 야근과 휴일 근무도 대폭 늘어났다.

구 부회장은 서울역 인근 서울스퀘어빌딩에 있던 MC사업부를 서울 금천구 가산동 MC연구소로 통합이전하는 결정도 내렸다. 구 부회장은 연구개발(R&D)과 기획, 마케팅 인력을 한 곳에 모아 조직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직원들을 도심에서 외곽으로 보내 독기를 품고 일하기를 기대했다.

‘성과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삼성식 성과주의’도 도입됐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 1월 임직원들에게 3년 만에 성과급을 지급했다. 그런데 실적에 따라 사업부별 성과급은 큰 차이를 보였다.

생활가전 부문의 세탁기사업부는 기본급 기준 최대 250%의 성과급을 받은 반면, 실적부진을 털지 못한 MC사업부는 성과급을 받지 못했다. 대신 100만 원 정도의 위로금을 받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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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석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장이 지난 5월2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G3를 공개하고 있다.

◆ ‘절반의 성공’ 거둔 구본준의 실험


구 부회장의 독한 LG전자 만들기는 곧바로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MC사업부는 2011년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2012년 4분기부터 지난해 2분기까지 3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성과를 거두는 듯 했다. 하지만 곧바로 3분기 내리 적자를 기록했다. 일부에서 ‘구본준식 경영’이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전략 스마트폰 G3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구 부회장의 독기경영이 결과적으로 성공한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G3는 LG전자가 가장 잘하는 디자인과 화질을 강조해 호평을 받았다. 이는 구 부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제품을 요구한 덕분이라는 것이다.

다만 구 부회장이 독한 LG전자를 만드는 과정에서 임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진 점은 독기경영의 부작용으로 지적된다. 회사의 역량은 강화됐지만 실적부진으로 침체된 사내 분위기까지 바꾸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LG전자가 올해 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임직원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기본급의 최대 10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책정했다. 기본급의 최대 250% 수준이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그나마 100% 성과급을 받은 곳은 가정용 에어컨(RAC) 사업부 한 곳뿐이었다. MC사업부 등 목표실적을 내지 못한 곳은 성과급 대신 LG전자의 태블릿인 ‘G패드’를 받았다.

◆ G3정신, LG전자의 새로운 조직문화로 자리잡나

구 부회장은 G3 성공 이후 이른바 ‘G3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구 부회장은 지난 7월 사내방송에서 “G3의 슬로건은 단순한 것이 새로운 스마트(Simple is the new smart)다”라며 “이는 LG전자가 지향해야 하는 바를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G3의 단순함을 LG전자의 조직문화에 이식해 단순하면서 똑똑한 LG전자만의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것이 구 부회장의 생각이다. 구 부회장은 이를 ‘스마트 워크 문화’라고 이름 붙였다.

구 부회장은 “불필요한 업무에 매달리기보다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은 창의적 아이디어에서 나온다”며 “이를 위해서 스마트하게 일하는 습관을 기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스마트 워크 문화를 정착시키려 노력했다.

지난해 9월부터 정시퇴근과 휴가 활성화 제도를 도입했고 11월에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본사 임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을 30분씩 앞당겼다. 또 불필요한 보고서 작성 문화를 없애기 위해 모든 보고서 분량을 10장 이하로 제한하기도 했다.

다만 스마트폰 사업부가 올해 1분기까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에 이런 문화가 전사적으로 확대되지 못했다.

LG전자 MC사업부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올해 초와 비교하면 확실히 회사 분위기가 좋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정시퇴근 문화가 점차 정착되면서 퇴근 뒤 요가수업을 듣는 등 내 시간이 많아졌다”고 말했다.[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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