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현 사장이 올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흑자전환을 이끌어 낼까?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1분기에 삼성물산의 4개 사업부문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적자를 내며 체면을 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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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최근 구조조정을 완전히 마무리하면서 올해 흑자전환 가능성에 파란불이 켜졌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1분기에 매출 4650억 원, 영업손실 10억 원을 냈다. 삼성물산에 속해 있는 건설과 상사, 리조트부문이 일제히 흑자를 낸 점과 대비된다.
그러나 직전 분기보다 적자폭을 크게 줄이면서 구조조정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4분기에는 400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서현 사장은 지난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부 브랜드를 철수하고 상품군별로 세분화됐던 브랜드를 통합하는 등 브랜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이 작업이 2월 말까지 이어지면서 일시적 비용이 발생해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성장성이 높은 온라인몰과 SPA(제조·유통 일괄형 의류) 브랜드 ‘에잇세컨즈’ 등에 집중하면서 흑자전환을 노린다.
현재 전국에 있는 에잇세컨즈 매장은 모두 39곳인데 이달 말 문을 여는 현대시티아울렛 가든파이브점까지 포함하면 모두 40개로 늘어난다. 국내 SPA 브랜드 3위인 자라(ZARA)의 매장 수 42개를 바짝 뒤쫓게 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글로벌사업을 지원하는 팀과 디스플레이 및 인테리어를 담당하는 팀을 새로 만들며 에잇세컨즈 강화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에잇세컨즈 사업부도 강남대로 논현빌딩에서 서울 도곡동 삼성물산 패션부문 본사로 이전했다.
삼성물산은 유통채널 변화 추세에 맞춰 온라인몰도 강화한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오프라인에서 200여 개의 매장을 정리하는 대신 통합 온라인몰 SSF샵을 키웠다. 지난해 삼성물산 패션부문 매출 가운데 온라인에서 나온 매출은 전체의 10% 수준인 1800억 원가량으로 2015년보다 70% 증가했다.
올해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월 50%가량 매출이 늘어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몰 비중이 높아질수록 건물 임차료나 매장 관리비 등의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수익성에도 도움이 된다.
기존에 백화점에만 입점해있던 여성복 ‘르베이지’도 최근 SSF샵에 입점했다. 르베이지는 40~50대 여성 소비자를 겨냥한 고급 여성복 브랜드로 그동안 백화점에서만 구매가 가능했다.
SSF샵에서 구매한 제품은 전국에 있는 50여 개의 직영매장에서 바로 받아갈 수 있다.
다만 올해 중국에서는 잠시 숨고르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2012년 3년에 걸쳐 기획한 에잇세컨즈를 내놓으면서 아시아시장에서 3위권에 드는 SPA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중국시장을 겨냥했다.
에잇세컨즈는 지난해 하반기 중국에 첫번째 매장을 열었지만 추가 출점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의류시장에서 글로벌 SPA브랜드 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데다 사드보복으로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잇세컨즈는 중국에서 영업 3개월 동안 매출 137억 원, 영업손실 67억 원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