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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문재인 대통령의 경유차 감축 공약은 현대기아차에게 기회가 될 수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2030년까지 경유 승용차 운행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초 경유차 퇴출 공약은 다소 현실성이 떨어져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미세먼지 공약을 발표하고 노후석탄발전소 가동 중단을 지시하는 등 미세먼지 정책 실현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면서 경유차 공약에도 점차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최근 몇 년 동안 현대기아차는 경유차를 내세운 수입차업계의 거센 도전을 받아왔다. 경유차 퇴출 정책이 본격화할 경우 수입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유차 비중이 낮은 현대기아차에 유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 경유차 판매 비중은 전체의 58.7%로 휘발유차보다 24.8%포인트나 높았다. 올해 들어 경유차 비중은 4월까지 51.1%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휘발유차 판매 비중과 두 자릿수의 격차를 나타낸다.
폭스바겐의 클린디젤 게이트가 터지기 전까지 수입차의 경유 쏠림 현상은 극심했다. 수입 경유차 판매비중은 2013년부터 3년 연속으로 상승하며 60% 이상을 기록했고 2015년 68.9%로 정점을 찍었다.
이와 함께 수입차의 내수시장 점유율도 상승했다. 내수시장 수입차 점유율은 2013년 12.10%에서 2015년 15.53%까지 늘어났다. 수입차가 경유차 인기를 바탕으로 내수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현대기아차의 경유차 판매 비중은 40% 수준으로 전체 자동차 시장 경유차 판매 비중(47.9%)을 밑돈다. 현대기아차는 경유차보다 휘발유차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문재인 정부는 경유차 감축을 유도하기 위해 경유가격 인상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져 수입차의 피해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수입 경유차가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수입차 브랜드 선호현상을 경유차의 경제성이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수입차의 경우 가격이 비싸고 유지비도 많이 들어가는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료인 경유를 사용하면 유지비를 어느 정도 만회하는 게 가능했다.
하지만 경유가격이 오르면 경유차 유지비가 상승한다. 경유의 경제성마저 사라지면 국산차보다 비싼 수입차를 모는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어 수입 경유차 선호 현상은 빠르게 잦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경유차 퇴출이 수입차에 비해 현대기아차가 반사이익을 거둘 수 있는 부분이라면 정부가 경유차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친환경차 확대에 나서는 점은 현대기아차의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공기관 신규 구매 차량의 70%를 친환경차로 대체하고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조기에 구축하겠다는 공약을 냈다. 또 친환경차 구입 보조금도 늘리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수소융합얼라이언스, 자동차산업발전위원회 등 정부가 친환경차 등을 육성하기 위해 발족한 민관합동 정책협의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