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루이비통이 내년부터 외부감사를 받는다. 루이비통은 그동안 유한회사였던 탓에 실적이나 기부액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가 유한회사도 외부감사를 받도록 의무화하기로 함에 따라 실적을 감추기 위한 방편으로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전환하는 기업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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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드류 우(Andrew Wu) LVMH 아시아 총괄 사장 |
금융위원회는 “유한회사의 외부감사 의무화 등을 포함한 ‘주식회사 등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개정안을 마련해 증권선물위원회에 보고했다고 29일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다음달 정기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해 이르면 내년부터 개정안을 시행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유한회사는 2인이상 50인 이하의 사원이 그들의 출자액에 한해 책임을 지는 회사를 말한다. 회사가 망하더라도 출자액을 회수하지 못하는 것일 뿐 채권자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는다.
유한회사는 소수 출자자를 위한 기업 운영이라는 취지에 맞춰 그동안 각종 규제에서 제외됐다. 기업공개 의무인 재산목록이나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영업보고서 등을 공개할 필요가 없고 외부감사를 받을 의무도 없다.
루이비통코리아는 2011년 우리나라에서 매출 5천억 원에 영업이익 575억 원을 올렸다.
그러나 기부금이 매출액의 0.04% 수준인 2억 원이었다는 점이 감사보고서에서 드러나자 국민적 비난이 들끓었다. 루이비통코리아는 2012년 유한회사로 전환해 실적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루이비통뿐 아니라 샤넬, 에르메스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 회사는 대부분 유한회사 형태로 영업하고 있다”며 “국내기업들은 규제의 대상이 되지만 외국계기업은 정보가 없으니 규제를 받지도 않고 사회적 책임도 없다”고 말했다.
루이비통이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전환할 수 있었던 이유는 2011년 상법 개정 덕분이다. 개정안에 따라 50인 이하의 유한회사의 사원수 규정과 지분양도 금지 규정이 폐지되면서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전환이 쉬워졌다.
그러다보니 외국계회사를 중심으로 외부감사 회피를 목적으로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전환하는 이상현상이 속출했다. 2012년 말 유한회사의 수는 2만여 개로 2009년 대비 20%나 급증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유한회사라는 이유만으로 외부감사를 계속 면제해주면 유한회사로 바꾸는 주식회사가 속출할 것”이라며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루이비통을 비롯한 85개 외부감시대상 주식회사가 유한회사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유한회사의 외부감사 대상 기준은 아직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주식회사와 동일하게 자산 120억 원 이상으로 할지, 이보다 높은 자산 500억 원 이상으로 할지 시행령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