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흐르지 않고 고여 있으면 썩기 시작한다.
 
악취가 나고 병충해가 들끓기 시작한다. 빨리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자연이 오염된다. 돈도 흘러가지 않고 한곳에 오래 머무르면 썩는다. 돈이 썩으면 생활이 힘들어지고 미래가 암울하다.

우리는 목돈을 만들기 위해 은행에 돈을 저금하라고 배웠다.

  저금리 시대, 당신의 돈이 썩고 있나 돌아보라  
▲ 장인석 착한부동산 투자연구소장.
그래서 죽어라 하고 돈을 모았지만 결과는 어떠한가. 내 집을 사기에는 항상 턱도 없이 모자란다. 생각만큼 돈이 모이지 않으니까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을 아낀다.

은행에 돈을 저금해도 목돈이 되지 않는 이유는 예금 이자가 너무 짜기 때문이다. 은행은 예금과 대출 이자 차이로 먹고 산다. 예금 이자를 늘이면 그 많은 은행원은 무얼 먹고 살겠는가.

우리가 은행에 넣은 그 귀중한 돈은 은행과 대기업만 배부르게 할 뿐이다. 은행은 우리가 넣은 돈을 10배 이상 불려(그게 지급준비율이란 합법적인 방법이다) 남에게 꿔주고 이자 수입을 올린다.

대기업은 은행으로부터 빌린 돈을 가지고 사업을 해서 대출 이자보다 더 높은 수익을 올린다. 손해를 본다 해도 걱정 없다. 정부가 공적자금이란 거창한 이름을 달아 국민들의 세금으로 대신 갚아주니 말이다.

더 중요한 이유는 화폐가치가 계속 떨어지기 때문이다. 내 돈이 모이는 속도가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에 돈을 모으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붓기와 다를 바 없다.
 
10년 전보다 당신의 월급이나 수입은 훨씬 더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삶은 왜 갈수록 고달픈지 그 이유가 궁금했던 적은 없는가.

우리나라 최대 빚쟁이는 정부와 은행, 대기업 등이다. 빚쟁이는 인플레이션이 심화될수록 유리하다. 화폐가치가 떨어지면 빚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정부는 돈을 찍을 권리가 있고 은행과 대기업은 수표와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 그들은 그것을 마음대로 찍을 권한이 있다. 앞으로 화폐가치가 얼마나 더 떨어질지 상상할 수 있지 않은가?

부자가 되려면 빚쟁이가 될 수 있어야 한다. 대출을 일으켜 그것으로 대출이자보다 더 높은 수익을 올려야 한다. 이미 강남부자와 대기업들은 그 방법으로 부를 이뤘다.

그럼에도 대출을 많이 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게 배웠기 때문이다. 누가 그렇게 가르쳤는가. 대출을 많이 받아 사업하는 정부와 은행, 대기업들이다. 그들이 대출을 받지 말라고 하는 것은 우리들이 부자가 되길 원치 않기 때문이다. 은행에서 돈을 빼가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대출을 잔뜩 끼고 집을 산 사람도 돈이 썩고 있다는 걸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그 많은 이자비용을 부담하고도 살아가는 데 아무 문제가 없을 정도로 수입이 많다면 그 사람의 돈은 썩지 않는다.
 
하지만 이자비용 부담하느라 삶에 허덕인다면 그 사람의 돈은 썩고 있는 것이다. 지금 자문해보라. 내 삶이 편안하고 즐거운지를.

대출이자를 감내하고 살아도 나중에 집값이 많이 오르면 고진감래가 된다. 지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진감래를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그러나 집값이 생각만큼 많이 오르지 않는다면 대출이자 갚느라 재테크를 할 기회를 상실하는 셈이 된다.

대출 없이 집 샀다고 자랑하는 사람의 돈도 썩어가긴 마찬가지다. 자신의 돈을 활용하지 못하고 깔고 앉아 있으니 더 여유 있는 삶을 살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삶은 편안하겠지만 미래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평생 직장에 다닐 수 있고, 항상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지금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집값이 오른다고 치자. 5억 원짜리가 7억 원이 됐다고 하자. 2억 원을 벌었을까? 화폐가치가 떨어지지 않고 유지돼야 2억 원이 실질소득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화폐가치는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으므로 실질소득은 2억 원보다 훨씬 못할 수밖에 없다.

한 달에 월급이 500만 원인 직장인 L씨가 있다. 집도 있고 오피스텔도 있어 일견 여유 있는 삶을 사는 사람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는 행복하지 않다고 한다. 뭔가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대출을 끼고 집과 오피스텔을 사는 바람에 한 달에 이자로만 150만 원 가까이 나간다. 여기에 보험료 등을 제외하면 그의 실제 수입은 300만 원 정도 된다.

아이들의 사교육비 지출이 만만치 않아 그들 가족은 외식 한 번 마음 편히 할 처지가 아니다. 나이는 들고 직장에서 언제 쫓겨날지도 모르는 데 모아놓은 돈도 없으니 미래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L씨의 불안을 해소하고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것은 이자가 나가는 포트폴리오를 수익이 발생할 수 있도록 재조정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집값을 오르는 것을 기대하지 않고’, ‘대출을 일으키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는’ 마인드로 바꿔야 한다.

그런 다음 현금흐름이 원활한 부동산으로 갈아타야 한다(부동산이 싫으면 다른 투자대상도 무방하다). 집 두 채를 보유했어도 이자가 월 150만 원 나가는 구조가 생각을 바꾸면 집 두 채를 보유하고도 수익을 50만 원 이상 올릴 수 있는 구조로 바꿀 수도 있다.

지금 당신은 행복한가. 미래가 불안하지 않은가. 만약 이 대답에 자신 있게 ‘네’라고 대답하지 못한다면 당신의 돈은 썩고 있는 것이다.

돈이 썩는다는 것은 흘러가지 않고 머물러 있는 것이다. 아직도 부동산에 돈을 묻으면 된다고 생각하는가. 과거에는 그 돈이 세월이 흐르면 황금이 됐을지 몰라도 이제는 냄새 나는 쓰레기만 될 뿐이다.

돈을 가지고 있으면 있을수록 가치가 점점 떨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당신이 아무리 돈을 모으고, 집값이 오르기를 기대해도, 떨어지는 화폐가치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 과거에는 창고에 금을 쌓아두는 만큼 돈을 찍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금과 상관없이 돈을 찍어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장인석은 경희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사에 공채로 입사해 15년 동안 기자로 활동했다. 퇴사 후 재건축 투자로 부동산에 입문, 투자와 개발을 병행하면서 칼럼 집필과 강의, 상담, 저술 등으로 명성을 쌓아왔다.

2009년 7월부터 ‘착한부동산투자연구소’를 차려 착한투자를 위한 계몽에 열심이다. 네이버에 ‘착한부동산투자’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동산투자 성공방정식>, <불황에도 성공하는 부동산 투자전략>, <재건축, 이게 답이다>, <돈 나오지 않는 부동산 모두 버려라>, <부자들만 아는 부동산 아이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