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이 이랜드리테일 기업공개의 무산 이후 새로 내놓은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데 온힘을 쏟고 있다.
더 이상 재무구조 개선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계열사 신용등급이 하락해 이자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채무만기 연장도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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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수정 이랜드월드 대표이사. |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은 최근 큐리어스파트너스 사모펀드 등과 6천억 원대 투자풀을 만드는 데 성공하며 재무구조 개선계획 실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외부투자자가 4천억 원을 출자하고 이랜드월드가 2천억 원을 투자했다. 이 투자풀을 통해 이랜드월드가 보유한 이랜드리테일 지분 가운데 34.84%(3천 억), 상환전환우선주 34.84%(3천 억)을 인수하는 구조다. 이랜드월드는 이랜드그룹의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투자자 모집이 원활하게 이뤄져 4월 후반에 90%이상 투자금이 마련된 상태였다”며 “부동산과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 매각 등이 마무리되면 올해 안에 부채비율을 200%초반으로 떨어뜨린다는 목표는 무리없이 달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랜드그룹은 올해 상반기만 부동산 매각으로 5천억 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고 현재까지 2500억 원을 확보했다.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와 이랜드리테일의 생활용품 브랜드 ‘모던하우스’를 MBK파트너스에 매각하기 위해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킴스클럽 매각무산, 티니위니 매각지연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차질을 빚었다. 올해도 이랜드리테일 상장이 틀어지며 재무구조 개선이 삐끗할 뻔 했지만 새로운 안을 제시하고 바로 실행에 옮기며 시장의 불신이 커지는 것을 차단하고 있다.
하지만 이랜드그룹이 새로 제시한 재무구조 개선안에도 문제가 존재한다.
이랜드월드는 이번에 이랜드리테일 지분매각을 통해 마련한 자금 가운데 일부를 이랜드리테일의 100% 자회사인 이랜드파크를 인수하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이랜드파크는 적자가 이어져 주력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었는데 이를 지주사가 떠안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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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배 이랜드리테일 대표이사. |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자회사가 떨어져 나가는 점은 이랜드리테일에는 바람직 할 수 있지만 지주사격인 이랜드월드가 그만큼 수익성 악화 부담을 안게 된다.
특히 이랜드파크에서 수익을 내고 있던 외식사업부가 매각되고 나면 적자만 내고 있던 레저사업부만 남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이랜드월드의 수익성 악화 위험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랜드그룹은 레저사업만 남게 될 이랜드파크를 이랜드월드가 떠안더라도 수익성 악화 위험이 크지 않다는 입장을 보인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이랜드파크 레저사업은 적자규모도 몇십억 정도로 크지 않고 매년 적자폭도 줄어들고 있어 이랜드월드의 수익성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랜드파크의 레저사업은 그룹에서 미래성장사업으로 키우고 있다”며 “지금도 외부투자 없이 자체적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다시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앞으로 실적이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