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아시아 정유사에 공급하는 6월치 원유가격을 낮게 책정하며 시장점유율 지키기에 부심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아람코는 4월 선적분에 이어 5월, 6월 선적분까지 아시아 정유사에 공급하는 원유가격을 깎아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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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CEO. |
아람코는 아시아 정유사에 공급하는 6월 선적분 두바이유 가격을 평균보다 배럴당 85센트 낮게 책정했다. 북서유럽에 수출하는 원유 가격은 배럴당 90센트, 미국에 수출하는 원유 가격을 배럴당 10센트 인상한 것과 대비된다.
아람코가 아시아시장의 점유율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가격인하를 결정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국내정유사와 아시아정유사들은 중동 외에 미국 등에서 원유를 수입하는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중동 산유국이 원유 생산량을 줄이기로 합의한 뒤 두바이유 등 중동산 원유의 가격은 오르고 있다. 반면 미국 셰일가스회사들이 원유 생산량을 늘리면서 미국산 원유 등의 가격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람코가 아시아정유시장을 놓고 미국 셰일가스회사와 시장점유율 경쟁을 벌이면서 국내 정유사들은 호재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정유사들은 아람코가 원유가격을 깎아줄 경우 원가를 절감해 정제마진이 확대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국내 정유4사의 한해 영업이익은 일반적으로 정제마진이 1달러 오를 때마다 1조 원씩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