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 대상의 무역수지 흑자규모를 줄이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존폐의 갈림길에 놓인 상황에서 미국 정부에 현재 협정의 지속을 설득할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이다.
|
|
|
▲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은 1~4월 동안 미국 대상의 무역수지 흑자로 60억3100만 달러 규모를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91억5천만 달러에서 34% 줄었다.
한국이 1~4월에 미국과 교역한 상품과 서비스 규모와 증감율을 살펴보면 수출 225억2천만 달러(-1.3%), 수입 164억8900만 달러(22.5%)다.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재협상 가능성 등을 우려해 흑자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 점이 반영돼 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월에 미국을 방문한 뒤 국회에서 “한국이 미국 대상으로 내는 무역흑자의 규모를 줄이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 뒤 미국에서 생산되는 셰일가스, 석탄, 항공기 등의 수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유 부총리는 최근 “미국산 자동차 등의 수입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1~4월 동안 미국에서 수입한 농수산물은 물론 반도체 등의 제조장비와 에너지 수입이 늘어나면서 무역흑자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고 말했다.
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다시 협상할 뜻을 연이어 내비치고 있어 한국 정부가 미국 대상의 무역흑자를 줄이려는 노력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다시 협상돼 내용이 바뀔 경우 다음 정부에서 최대 170억 달러 규모의 수출손실을 볼 것으로 한국경제연구원이 전망하는 등 막대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형환 산업통상부 장관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대미통상 대책회의에서 “정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재협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철저히 준비해 왔다”며 “앞으로도 모든 부처를 통틀어 철저하고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15일에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의 ‘도어노크’와 6월18일로 예정된 미국 상무부의 ‘셀렉트 USA’에 관계자를 보내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서로에게 이득이 된다는 성과를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