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해외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고수익 신차를 출시하는 데 투자를 늘리면서 성장통을 겪고 있다.
27일 기아차에 따르면 기아차가 2019년 연간 30만 대를 생산하는 인도공장을 완공하면 기아차의 글로벌 생산능력은 국내 159만 대, 해외 226만 대 등 모두 385만 대로 늘어난다. 또한 해외생산 비중은 현재 55%에서 58% 이상으로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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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
기아차의 해외생산 비중은 다른 글로벌 완성차회사와 비교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다. 토요타, 폴크스바겐, 혼다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회사의 해외생산 비중은 평균 70%를 웃돈다.
기아차는 지난해 멕시코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올해 인도공장까지 짓기로 결정하면서 공격적으로 해외생산 거점을 늘리고 있다.
기아차는 미국, 중국 등 주요시장에서 판매부진에 빠지면서 기존의 해외공장 가동률이 흔들리고 있어 생산안정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에서 각각 보호무역주의와 사드문제 등 정치적 요인으로 판매부진이 장기화할 수도 있다.
인도가 2020년이면 미국, 중국에 이에 자동차시장 3위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인도공장 건립은 기아차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인도 자동차 수요가 소형차에 집중돼 있어 기아차가 인도에서 현대차와 판매간섭으로 자리를 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기아차는 해외생산 거점을 늘리는 외형성장뿐만 아니라 니로, 스팅어 등 수익성이 높은 신차를 출시해 제품군을 강화하는 질적성장도 추구하고 있다.
니로는 지난해 국내에서 출시된 뒤 친환경차 판매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미국에 출시되면서 선전하고 있다. 또한 스팅어는 5월 국내를 시작으로 미국, 유럽 등에 수출돼 기아차의 판매확대는 물론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데도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기존의 주력모델이 노후화한 탓에 기아차는 주요시장에서 판매부진을 겪고 있다. 1분기에 미국에서 주력 모델인 쏘울, K5, 쏘렌토가 힘을 못 쓰면서 전체 판매가 지난해 1분기보다 13% 줄었다. 국내에서도 새 모닝 외에 출시된 신차가 없어 판매가 5.1% 줄었다.
니로, 스팅어 등 신차가 제품군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는 데까지 기존 주력모델이 뒷받침해줄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기아차는 올해 중국에서도 시장수요에 발맞춰 KX7, K2 크로스, 페가스 등 중국 전략형 차종을 적극적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사드문제로 반한감정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기아차에 등을 돌린 데다 이미 저가 중국차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중국형 신차가 효과를 발휘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관계자는 “당장 판매부진을 극복할 수 없겠지만 주요시장에서 재고를 줄이고 신차효과가 극대화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인도에 진출하면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기반으로 조기에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