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올해 기업공개(IPO) 실적부문에서 선두자리를 지키기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이 상장주관사를 맡은 이랜드리테일과 한국동서발전 등 올해 대어급 기업공개가 올해 안에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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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기업공개 실적순위에서 1위에 올랐지만 올해 1분기에는 NH투자증권에 이은 2위에 머물렀다.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에 5곳의 기업공개를 마무리했고 NH투자증권은 6건의 기업공개를 성공했다.
1분기 밖에 지나지 않은 데다 NH투자증권과의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선두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기업공개 최대어로 꼽히는 넷마블게임즈의 대표주관사와 공동주관사를 각각 맡고 있기도 하다.
한국투자증권은 그동안 기업규모가 작은 소형기업들의 기업공개에서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두산밥캣 등 대형물량도 소화하며 1위로 도약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도 대어급으로 평가되는 이랜드리테일과 한국동서발전의 상장주관 등을 맡았다.
다만 이랜드리테일과 한국동서발전이 올해 안에 상장할 가능성이 낮아진 점이 한국투자증권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그룹은 이랜드리테일을 2분기에 상장하기로 했지만 4월 초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자진철회했다. 이랜드리테일을 무리하게 상장하기보다는 이랜드리테일 지분을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한 뒤 상장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상반기에 한국남동발전, 하반기에 한국동서발전을 각각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한국남동발전이 8월로 상장계획을 미루면서 한국동서발전도 상장시기도 불확실해졌다.
한국남동발전이 상장계획을 미룬 것은 지난해 수익성이 크게 낮아진 데다 한국전력으로부터 전력을 사들이는 기준인 정산조정계수 개편 등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동서발전은 비슷한 상황에 있는 한국남동발전의 상장을 지켜본 뒤 상장절차를 밟으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국동서발전은 올해 안에 상장을 마무리 짓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국투자증권이 NH투자증권뿐 아니라 3위권인 미래에셋대우에게도 기업공개 실적순위가 밀릴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미래에셋대우는 1분기에 1건의 기업공개만 성공하는데 그쳤지만 셀트리온헬스케어와 ING생명, 진에어 등 연이어 굵직한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안에 상장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있는 호텔롯데의 주관을 맡고 있기도 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을 앞두고 대어급 기업공개 실적에 집중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대형실적이 주관사 업무능력을 평가할 때 주요 요소로 꼽힌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보여줬던 점이 사라진 셈”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