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현대자동차와 자동차강판 가격협상이 지연돼 1분기 실적이 시장기대치를 밑돌았을 것으로 보인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25일 “현대제철이 현대차와 자동차강판 가격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며 “자동차강판 350만 톤의 가격을 올리지 못해 1분기에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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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에 공급하는 자동차강판 가격인상폭에 실적이 좌우된다.
지난해 생산한 자동차강판 대부분을 현대기아차에 납품했다. 별도기준으로 영업이익 가운데 60% 이상을 자동차강판으로 냈을 정도로 자동차강판의 판매비중이 높다.
현대제철은 현대차와 자동차강판 가격협상을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가 세타2엔진 결함과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 등으로 1분기에 고전하고 있는 만큼 자동차강판 가격인상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자동차강판 가격을 톤당 8만~10만 원 수준 올려줄 것을 현대자동차에 요청했지만 현대차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현대차가 3분기까지 가격인상을 유예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말도 나왔다.
현대제철은 1월 기업설명회를 통해 철광석과 원료탄 등 원재료 가격 수준을 고려해 톤당 13만 원가량 인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현대제철 냉연강판 가격은 87만1천 원이다.
현대제철은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조3850억 원, 영업이익 2960억 원을 낸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17.1%, 영업이익은 10% 늘어난 것이다.
김 연구원은 “현대제철은 1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금융업계 추정치를 각각 0.7%와 10.7% 밑돌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중국에서 부동산투자에 규제가 심해져 철강수요가 줄고 철강산업 구조조정이 부진해 철강공급이 늘어난 점도 현대제철이 1분기에 실적이 부진한 요인이 됐을 것으로 파악했다.
중국정부는 부동산 버블 억제를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부터 중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구매를 제한하는 명령이 실시되고 규제강도도 높아졌다. 중국 주요도시 외에 지방중소도시도 부동산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올해 철강 구조조정을 통해 철강공급을 5천만 톤 줄이겠다고 감축목표를 올려 잡았지만 3월 월별 조강생산량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