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국 스눕바이 대표가 자본금 5천 만 원으로 아이웨어사업을 시작한지 6년 만에 코스피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스눕바이는 안경과 선글라스를 만드는 국내 토종브랜드 젠틀몬스터의 법인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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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국 스눕바이 대표. |
2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스눕바이는 연간 세자릿수의 고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코스피에 상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스눕바이는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를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사로, 신영 하나금융투자 KB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해 상반기에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을 세워 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관사가 4곳이나 선정될 만큼 증권사들에게 인기가 많았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 계열의 사모펀드 엘캐터톤아시아(L Catterton Asia)도 최근 젠틀몬스터에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이번 투자가 성공적으로 유치될 경우 스눕바이는 YG엔터테인먼트와 클리오에 이어 엘캐터톤아시아로부터 투자받는 3번째 국내기업이 된다.
엘캐터톤아시아는 스눕바이의 기업가치를 무려 1조 원가량으로 추정하고 13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YG엔터테인먼트가 받은 투자액 820억 원과 클리오의 573억 원을 훌쩍 웃돈다.
스눕바이의 연간 매출이 2천 억을 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수준이다.
엘캐터톤아시아 외에도 중국 투자기업이 500억 원에서 600억 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스눕바이는 높은 마진률과 가파른 성장세로 패션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강수호 형지에스콰이아 대표는 지난해 새로운 잡화브랜드를 론칭하며 "액세서리부문의 젠틀몬스터가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스눕바이는 2011년 자본금 5천 만원으로 출발했다. 설립 첫해 매출이 1억2천만 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매출은 1500억 원을 넘어섰다. 5년 만에 10배가 띈 셈이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460억 원으로 영업이익률 30.6%를 기록하며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스눕바이가 내부적으로 산정한 매출액 증가율은 2013년 256.7%, 2014년 287.3%, 2015년 215.9% 수준이다. 2016년에도 170.7%가 늘었다.
특히 성공적인 간접광고(PPL)전략이 성장의 촉매제가 됐다. 전지현씨가 2014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젠틀몬스터 선글라스를 끼면서 ‘천송이 선글라스’로 중국인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영화 ‘설국열차’에 출연했던 헐리우드 배우 틸다 스윈튼과의 협업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스윈튼이 상품과 패키지 디자인부터 네이밍, 캠페인까지 참여했다.
그러나 김한국 대표는 “젠틀몬스터의 협찬전략이 성공적이었던 것은 맞지만 소비자가 인정한 것은 젠틀몬스터만의 스타일”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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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틀 몬스터의 제품 트릭오브더라이트(Trickofthelight)를 착용한 틸다 스윈튼. |
김 대표는 설립 당시부터 "사람은 누구나 지금과 다르게 살고 싶은 욕망이 있고 그게 바로 몬스터적인 부분"이라며 실험적인 디자인과 콘셉트 등 차별화 전략을 펼쳐왔다. 젠틀몬스터라는 브랜드명 역시 이런 생각에서 따와 점잖다(gentel)와 괴물(monster)을 합쳤다.
우선 아이웨어시장을 주도하고 있던 해외브랜드들과 차이를 뒀다. 대부분의 디자인이 서양인의 얼굴형에 맞춰져 있던 아이웨어시장에서 김 대표는 아시아인의 둥근 골격에 맞춘 오버사이즈 선글라스를 연구해 ’아시안핏‘을 강조하는 등 틈새시장을 노렸다
기존의 선글라스 매장과 다른 인테리어 역시 젊은층으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서울 강남 가로수길, 서교동 홍대 앞의 젠틀몬스터 매장은 25일마다 콘셉트를 바꿔 매장을 꾸민다. 묙욕탕과 이발소, 정육점 콘셉트의 매장을 선보이기도 했다.
젠틀몬스터는 중국과 뉴욕, 홍콩 등 해외시장에도 진출했으며 베이징, 상하이 매장의 경우 월평균 15억 원대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