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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한전부지 대신 서울의료원 부지 노릴까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09-22 14: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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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한전 본사부지 입찰에 실패한 아픔을 서울의료원 부지 확보로 씻을 수 있을까?

서울의료원 부지가 다음달 매각될 것으로 보이면서 삼성그룹이 참여할지 주목된다.

  이재용, 한전부지 대신 서울의료원 부지 노릴까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다음달 매각예정인 서울 삼성동 서울의료원 부지 입찰의 유력한 후보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 부지는 서울의료원이 2011년 중랑구 신내동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매각대상이 됐다. 현재 이곳은 강남분원 형태로 장례식장과 함께 30개의 병상이 남아있는데 매년 27억 원의 보조금이 들어가고 있어 지속적 폐쇄요구가 제기돼 왔다.

서울시는 지난 5일 서울의료원 부지를 민간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다음달 감정평가를 실시한 뒤 한국전력 부지매각과 같은 최고가 낙찰제 방식으로 매각공고를 낸다.

삼성그룹이 서울의료원 부지 입찰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서울의료원 부지가 삼성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감정원 부지 바로 옆에 있어 개발이 쉽다는 점이다. 삼성그룹은 삼성생명을 통해 2012년 한국감정원 부지를 2328억 원에 매입했다.

삼성그룹이 서울의료원 부지를 확보할 경우 한국감정원 부지를 더해 4만㎡ 이상의 땅을 얻게 된다. 서울의료원 부지는 약 3만1657㎡이고 한국감정원 부지는 1만988㎡이다. 둘을 합치면 한전 부지(7만9342㎡)의 53.7% 규모에 이른다.

한전 본사부지보다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는 입찰가격도 매력적이다. 서울의료원 부지의 공시지가는 3.3㎡당 4363만 원으로 6171만 원인 한전부지의 70.7% 수준이다.

이는 서울의료원 부지가 용적률 200%에 7층 이하 건물만 지을 수 있는 2종 일반거주지역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현재 부지 매각가를 높이기 위해 이를 준주거지역(용적률400%, 건물 높이 80m 이하)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공식 감정가가 나오지 않았지만 적어도 한전 본사부지보다 저렴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삼성그룹을 위협할 강력한 경쟁자가 없다는 점도 입찰 참여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국내기업 가운데 삼성그룹과 입찰경쟁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유력시되는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이미 한전 부지 확보에 10조 원이 넘는 돈을 쓴 상태라 서울의료원 부지 입찰에 참여할 여력이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삼성그룹의 간판이자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최근 실적이 좋지 않아 입찰에 참가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참여하더라도 다른 경쟁자들이 가격을 삼성그룹이 예상한 수준보다 높게 부를 경우 중도에 포기할 수도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한전 본사부지를 인수한 뒤 엄청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그룹도 참여를 포기하거나 과감하게 입찰가를 높일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한전 부지 입찰에 성공한 지난 18일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시가총액은 단 하루 만에 8조5천억 원 가량 증발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보유한 상장사 주식가치도 3754억 원이나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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