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증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한 우발채무가 커지면서 건전성을 놓고 불안한 시선이 모이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이 올해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에 집중하며 회사의 수익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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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사장. |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사장은 3월18일 주주총회에서 메리츠종금증권의 핵심업무인 부동산금융에 더욱 차별화된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자기자본 규모가 업계 10위이지만 지난해 순이익 2538억 원을 거두면서 증권업계 1위를 기록했다. 이는 강점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부문에서 커다란 수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라 평가된다.
다만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에 치우친 사업포트폴리오로 메리츠종금증권의 우발부채 규모가 큰 것은 부담으로 지적된다.
메리츠종금증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채무보증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5조3천억 원으로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는 전체 증권사의 채무보증액 가운데 22%에 이른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율도 281.4%나 됐다. NH투자증권의 채무보증비율이 77.4%로 두번째로 높은 것으로 집계되면서 메리츠종금증권과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은 증권사가 시공사에 직접 대출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시공사가 대출을 받을 때 보증을 서면서 수수료 수익을 취하는 것을 말하는데 시공사가 빚을 갚지 못하게 되면 증권사가 모든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우발채무는 현재 채권 건전성 분류상 ‘정상’인 만큼 채권부도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직접적인 손실로 잡히지 않는다. 우발부채는 잠재적인 부채로 재무상태표에 인식되지 않고 주석으로 공시할 뿐이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사가 우발부채의 위험성을 소홀히 할 수 있고 충당금을 쌓지 않은 만큼 추후 피해가 발생했을 때 대비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 감시를 강화하고 나섰다.
금감원은 지난해 채무보증 규모가 많은 9개 증권사를 중심으로 실태파악을 했는데 메리츠종금증권은 가장 큰 채무보증액을 보유하고 있어 금융당국이 주시하고 있다.
금감원은 증권사들에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한도를 관리할 것과 시공사의 신용보강 등 위험노출액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또 증권사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의무적으로 우발채무에도 충당금을 쌓도록 했다.
안지은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우발채무를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하면 차입 비율과 유동성 비율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메리츠종금증권이 지금도 우발채무 규모가 가장 큰데 4월 100% 자회사 편입 예정인 메리츠캐피탈 또한 1조 원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대출이 있기 때문에 더욱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