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S8에 최초로 선보인 음성인식서비스 ‘빅스비’가 시장에 빠르게 안착해 플랫폼 경쟁력 확보에 큰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갤럭시S8의 빅스비 탑재는 인공지능시대 초기에 삼성전자가 생태계를 선점하려는 전략”이라며 “적용범위가 빠르게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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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갤럭시S8에 적용된 인공지능 음성서비스 '빅스비'. |
빅스비는 삼성전자가 음성인식기술업체 비브랩스를 인수한 뒤 자체개발해 내놓은 인공지능 음성서비스로 애플의 ‘시리’, 아마존의 ‘알렉사’ 등과 유사한 기능이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앱 개발자들이 빅스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발도구를 공개한 뒤 향후 2년 안에 1억 대 이상의 스마트폰에 탑재해 강력한 플랫폼 선점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 이후 출시되는 중저가 스마트폰까지 빅스비 적용을 확대할 계획을 내놓았다.
빅스비는 다른 업체의 음성인식기능과 달리 복합명령어를 인식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예를 들면 “화면을 캡쳐해서 메시지로 보내줘”라는 기능을 한 번에 실행할 수 있는 식이다.
이 연구원은 빅스비가 연동되는 앱이 늘어나면 조합할 수 있는 명령어의 종류도 대폭 늘어나 시장에서 강력한 파급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빅스비 적용을 스마트폰에 이어 사물인터넷 가전기기와 웨어러블기기, 향후 전장부품까지 확대해 음성명령으로 대부분의 기기를 동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이 연구원은 “그동안 음성서비스를 내놓은 대부분 기업은 하드웨어 경쟁력이 약해 소프트웨어와 최적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빅스비는 삼성전자의 생태계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에 빅스비를 실행할 수 있는 전용 버튼을 탑재해 편의성을 높였다. 아마존과 구글 등의 음성서비스는 별도로 앱을 실행해야 사용할 수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빅스비의 음성인식기술 자체가 아직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았고 외부 앱 개발자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유도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점은 아직 약점으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무어인사이츠는 “인공지능 음성인식기술의 정확성은 장기간 축적된 사용자 정보를 통해 높아진다”며 “빅스비는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초반에 경쟁력을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