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식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던 한식뷔페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한식뷔페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출점에 제약이 생긴 영향도 있지만 한식뷔페를 찾는 소비자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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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문목 CJ푸드빌 대표. |
4일 업계에 따르면 한때 50개를 훌쩍 넘었던 자연별곡 매장 수가 현재 50곳 이하로 줄었다.
자연별곡을 운영하고 있는 이랜드파크는 지난해 부산 서면쥬디점과 서울 수유점, 노원점, 양재점의 문을 닫았다. 신세계푸드도 지난해 올반의 대전 세이본점을 폐점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계절밥상은 아직 폐점한 곳은 없지만 출점 속도가 눈에 띄게 줄었다.
CJ푸드빌은 2015년에만 26개 매장을 새로 열었지만 지난해 12개 매장을 새로 내는 데 그쳤다. 올해 들어서도 지금까지 4개 매장을 새로 내며 지난해와 비슷한 속도를 보이고 있다.
한식뷔페의 성장세가 예전만 못한 표면적 이유는 정부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이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지난해 한식뷔페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을 3년 연장하기로 하면서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의 대기업이 운영하는 한식뷔페는 복합다중시설, 역세권, 신도시, 신상권 지역에서만 출점이 가능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식뷔페를 찾는 수요 자체가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때 2~3시간 기다려야 입장이 가능했던 한식뷔페의 인기가 확실히 식었다는 것이다.
국내 외식업계는 짧게는 2~3년, 길게는 5년을 주기로 패밀리레스토랑, 고기뷔페, 해산물뷔페 등으로 유행이 바뀌어 왔다. 한식뷔페 역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존 패밀리레스토랑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그러나 2013년 첫 등장 이후 4년 가까이 메뉴구성 등에서 변화를 주지 못하면서 소비자들이 점차 발길을 돌리고 있다. 특히 뷔페의 특성상 메뉴에 큰 변화를 주기 힘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식업은 유행이 자주 변하는데 한식뷔페는 각 뷔페마다 메뉴도 비슷해 소비자들이 식상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초반에 호기심으로 찾았던 소비자들이 기존 한식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발길을 끊고 있다”고 말했다.
한식뷔페가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너도 나도 출점경쟁에 뛰어들어 상권이 겹쳤다는 분석도 있다.
한식뷔페는 2013년 국내에 처음 등장해 전반적인 외식시장의 침체에도 높은 인기를 끌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CJ푸드빌은 2013년 7월 계절밥상을 선보이며 한식뷔페시장의 문을 열었다. 그 뒤 이랜드파크가 2014년 4월 자연별곡을, 신세계푸드가 같은해 10월 올반을 선보였다. 당시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에 앉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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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성재 신세계푸드 대표. |
계절밥상과 자연별곡, 올반은 2014년 말까지만 해도 매장 수가 모두 한자릿수에 그쳤으나 그 뒤 무서운 속도로 출점을 이어갔다.
특히 CJ푸드빌과 이랜드파크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출점경쟁을 벌이면서 매장 수가 급격하게 늘었다. 현재 계절밥상과 자연별곡 매장 수는 둘 다 50여 개에 이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9월 올반을 통해 가정간편식(HMR)시장에 진출하며 돌파구를 마련했다. 올반은 출범 3개월 만에 100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60여 종이었던 가정간편식 제품을 올해 200여 종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들어서만 올반 브랜드를 통해 설 선물세트, 김치, 크림카레우동 등을 잇달아 선보였다.
CJ푸드빌은 올해 들어 연 매장 4곳에 모두 ‘계절로’를 도입해 기존 계절밥상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계절로가 도입된 매장에서는 고객이 직접 입맛에 맞는 재료를 골라 칼국수나 떡볶이, 볶음밥 등을 조리해 먹을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