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이 아프로서비스그룹에 붙어있는 ‘일본계 대부업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힘쓰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 회장은 대부업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기반에서 벗어나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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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 |
최 회장은 이베스트투자증권과 현대저축은행, 현대자산운용 인수전에 모두 뛰어들었다.
기존 LIG투자증권과 리딩투자증권 인수를 시도했던 때와 달리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전에서 최고가인 5천억 원을 웃도는 가격을 써내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은 경매호가 입찰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경매호가 입찰은 인수의향자들에게 돌아가면서 인수가격을 물어 최고가를 써내는 곳이 낙찰되는 방식이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인수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셈이다.
증권업의 경우 수년 전에 ‘OK투자증권’ 상호를 특허청에 출원할 정도로 최 회장이 오래 전부터 목표로 한 업종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현대저축은행과 현대자산운용 인수전에도 뛰어들었지만 저축은행의 경우 업계 상위권인 OK저축은행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자산운용쪽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산운용의 예상매각가가 400억 원 안팎으로 현대저축은행(예상매각가 1천억~2천억 원)보다 자금부담이 적은 점도 긍정적이다.
그동안 최 회장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참여했던 여러 인수전에서 실패할 때마다 최대 이유로 꼽혔던 ‘대부업 자본’ 꼬리표를 떼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세웠다.
최 회장은 금융위원회에 2024년까지 아프로파이낸셜(브랜드명 러시앤캐시)과 미즈사랑, 원캐싱 등 모든 대부업 계열사들을 대부업에서 철수하기로 약속했다.
최 회장이 2014년 OK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그룹의 주력 계열사를 대부업체인 아프로파이낸셜에서 OK저축은행으로 옮기고 있었던 만큼 약속한 시기까지 대부업에서 손을 떼도 그룹 전반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 회장은 대부업에서 철수하는 작업과 동시에 ‘일본계 자본’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한 작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일본법인인 J&K캐피탈이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고 최 회장이 J&K캐피탈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최 회장은 J&K캐피탈 아래 아프로파이낸셜과 미즈사랑, 원캐싱 등 대부업체만 남기고 다른 계열사들을 분리하려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 지주사 역할을 맡을 법인을 새로 세워 아프로서비스그룹의 지배구조 중심을 국내로 옮기는 방식이다.
최 회장이 대부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하면서 따로 분리작업을 진행하지 않고 지주사 역할을 맡을 법인만 세우면 되는 만큼 지배구조개편이 수월해질 수도 있다.
다만 OK저축은행 인수조건을 위반한 점 때문에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을 수 있는 점은 부담이다.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을 경우 추진하고 있는 금융회사 인수 승인을 받기 어려워질 뿐 아니라 지배구조 개편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 회장은 올해를 아프로서비스그룹의 체질을 바꾸는 한해로 삼으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프로서비스그룹이 국내 제2금융권과 대부업에서 가장 덩치가 큰 곳인 만큼 최 회장의 행보에 따라 저축은행과 대부업계의 판도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