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를 롤모델로 삼았던 중국 지리자동차가 해외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지리자동차가 현대차 따라잡기에 속도를 높이면서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아시아니케이리뷰가 23일 “중국 완성차회사들은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해외 브랜드를 인수하기는 했지만 자체 차량은 신흥국에 파는 수준”이었다며 “그러나 지리차가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 자체 차량을 선보여 글로벌 완성차회사들과 경쟁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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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슈푸 지리홀딩그룹 회장. |
지리차는 22일 실적발표회에서 북미와 유럽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공휘 지리차 최고경영자는 이 자리에서 “완성차회사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북미와 유럽에 진출해야한다”고 말했다. 지리차는 주요 자동차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연구개발부터 제품기획까지 모든 분야에 걸쳐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올해 연말에 구체적인 진출계획은 밝히기로 했다.
지리차는 해외진출에서도 현대차의 전략을 모방할 것으로 보인다.
지리차는 현대차를 롤모델로 삼아 공정관리, 연구개발에 상당한 투자를 해왔다. 또 현대차를 비롯한 한국 대기업 출신 임직원을 영입하는 등 현대차 따라잡기에 집중했다.
안 최고경영자는 해외진출 계획을 놓고 구체적인 회사이름을 들지는 않았지만 “한국의 사례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북미와 유럽, 중국 등 주요시장에 진출할 때 생산 현지화, 현지 전략차종 개발 등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른 속도로 안착할 수 있었다.
현대차는 주요시장에서 앞서 진출한 일본차와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리차 등 중국차까지 가세할 경우 판매를 수성하는 데 고전할 수 있다.
지리차는 이미 중국에서 현대차에 위협적인 존재로 성장했다.
지난해 지라차의 중국판매량은 76만6천 대로 전년보다 50% 증가했다. 지난해 현대차의 중국판매량은 113만 대로 전년도보다 9.2% 늘었지만 지리차의 성장세에 크게 못 미쳤다.
지리차는 올해 중국에서 100만 대 판매목표를 세우면서 현대차와 격차를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올해 중국 판매목표는 125만 대다.
지리차가 해외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 특히 친환경차부문에서 현대차의 경쟁상대로 떠오를 수 있다.
지리차는 지난해 독자적인 친환경차 브랜드 링크앤코를 출범하고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 연말 중국에서 링크앤코 차량을 출시한 뒤 내년부터 북미, 유럽에도 진출하기로 했다.
현대차의 친환경차 브랜드 아이오닉은 지난해 유럽을 시작으로 올해 미국에도 진출하면서 해외판매를 확대하려한다. 글로벌 친환경차시장에 안착하기까지 다소간 시간이 필요한 상황인데 지리차가 예상보다 앞서 글로벌 친환경차시장에 진입하게 된 셈이다.
지리차는 인수합병을 적극 활용한 덕에 짧은 기간에 현대차 따라하기에서 경쟁상대로 성장할 수 있었다.
지리차는 2007년 영국 택시제조회사 마그네스 브론즈를 인수했고 2009년 호주 자동차부품회사 DSI도 사들였다. 2010년에는 볼보를 인수한 뒤 기술이전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했는데 그 결과 볼보와 합작으로 링크앤코도 출범할 수 있었다.
지리차는 중국에서 후발주자로 꼽히는 완성차회사다. 리슈푸 지리홀딩그룹 회장은 1986년 저장성 황옌에서 냉장고 제조사업을 시작했고 1997년 국유기업 지리차를 인수하면서 자동차사업에 뛰어들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