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계열의 저비용항공사인 진에어가 상장을 추진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진에어 관계자는 20일 “최근 증권사들에 입찰제안서를 보냈다”며 “상장을 추진하기로 확정된 것은 아니고 입찰제안서를 받아서 실효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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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태 진에어 대표이사 겸 대한항공 대표이사. |
진에어는 최근 상장을 시도하기 위해 국내 5개 증권사에 상장주관사를 선정하는 입찰제안서를 보냈다. 진에어는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5곳의 국내 증권사로부터 22일까지 입찰제안서를 받고 있다.
진에어는 증권사들과 조건을 협의해 4월 안에 주관사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진에어는 "올해 안에 상장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아니다"라며 "아직 증권사 의견을 통합해 검토하기 위한 초기 단계"라고 강조했다.
진에어는 2008년 대한항공이 100%를 출자해 설립한 저비용항공사다.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7197억 원, 영업이익 523억 원, 순이익 393억 원을 냈다. 진에어가 상장할 경우 시가총액은 5천억~6천억 원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진에어가 한진칼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칼이 진에어 지분 60%를 남기고 나머지를 처분한다고 가정할 때 시가총액이 5천억 원에 이를 경우 2천억 원이 유입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신지윤 KTB증권 연구원은 20일 “한진칼은 지난해 말 차입금이 3529억 원, 1년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액은 2830억 원”이라며 “최대한 차환발행이나 만기연장을 추진해도 상환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한진칼은 지난해 한진해운 상표권을 사들이는 데 1855억 원을 쓰고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1135억 원을 동원하는 등 계열사를 지원하느라 3천억 원가량을 쓰면서 단기차입금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신 연구원은 “한진칼 경영진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자회사의 배당을 확대하거나 자회사인 진에어와 토파스여행정보의 상장을 추진하는 것, 그리고 유상증자”라며 “기업공개의 경우 한진칼 자금이 올해 넉넉지 않다고 판단하면 기업공개를 서두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